골다공증은 특히 폐경이 이후 여성에서 문제가 되는 만성 질환으로 이미 전 세계 수억 명의 환자가 약해진 뼈로 인해 심각한 골절의 위험을 안고 살아갑니다. 작은 충격이나 넘어짐에도 뼈가 골절되어 입원하거나 심한 경우 장시간 움직이지 못해 전신적인 상태가 나빠지고 삶의 질도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한 치료제는 나와 있지만, 근본적으로 골 밀도를 다시 높이기 보다는 낮아지는 것을 늦추는 정도로 골절을 충분히 막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골다공증 치료제의 기전과는 다른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UCLA의 스테파니 코레아 박사(Dr. Stephanie Correa)와 그녀의 동료들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에서 뇌에 있는 신경 세포가 새로운 치료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쥐의 뇌에 있는 시상하부 (hypothalamus)의 특정 뉴런의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골밀도를 조절하는데 관여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유전적으로 제거한 실험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실험 동물은 체중이 약간 증가했는데, 체중 증가는 근육이나 지방 증가에 따른 것이 아니라 거의 뼈 밀도 증가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놀랍게도 골밀도가 최대 800%나 증가했던 것입니다. 사실 이정도는 병적인 증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경로를 완전히 차단해선 안되겠지만, 앞으로 골다공증의 새로운 치료 목표가 될 수 있는 셈입니다.
이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지닌 뉴런은 활꼴핵 (arcuate nucleus) 에 위치하며 사실 숫자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들이 골 형성 억제 신호를 보내는 이유는 지나친 에너지 소비를 막고 적절한 골밀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더 자세한 기전과 사람에서도 같은 기전이 나타나는지는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기전이 사람에서 똑같이 작용해도 해당 경로를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은 훨씬 이후의 일입니다. 그래도 이런 기초 연구 없이는 약물 개발을 시작조차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골절 위험도가 증가하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간단한 치료로 골밀도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약물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