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는 현생 인류에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Comparison of Modern Human and Neanderthal skulls from the Cleveland Museum of Natural History. Credit: DrMikeBaxter/Wikipedia)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는 4만5천년 전 서로 이종 교배를 통해 유전자를 교환했습니다. 그 결과 아프리카인을 제외한 나머지 인류 집단은 소량이긴 하지만 네안데르탈인에서 기원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연구한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줄어들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 가정이 옳다면 본래 인류의 조상이 지닌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는 더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막스 플랑크 진화 인류학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몽골과 크로아티아에서 발굴된 네안데르탈인의 DNA와 인류의 DNA를 이용해서 시뮬레이션 한 결과 이와 같은 추정이 잘못됐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 DNA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음성 선택 (negative selection)이 일어난 흔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결과가 확실하다면 가능한 설명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의 조상과의 이종 교배가 여러 차례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최근 화석 발굴 결과를 토대로 분석하면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의 조상이 같이 공존한 기간은 매우 길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종 교배가 일어날 기회 역시 많았을 것입니다. 사실 그렇다는 증거 역시 발견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설명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거친 환경에서 생존에 도움이 되서 자연 선택에 의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인류의 조상보다 훨씬 먼저 추운 기후에 적응한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는 따뜻한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현생 인류의 조상에게 큰 도움이 됐을지 모릅니다. 


 네안데르탈인은 분명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 유산은 지금 우리와 함께 남아있습니다. 앞으로도 그 유산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입니다. 


 참고 


Martin Petr et al. Limits of long-term selection against Neandertal introgression,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9). DOI: 10.1073/pnas.1814338116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