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ummified seed-fern frond flaking off a piece of mudrock after being exposed to the light of day for the first time in some 255 million years; well-preserved fossils like this from Permian sedimentary rocks exposed along the shore of the Dead Sea shed new light on the early origins of major seed-plant lineages. Credit: Palaeobotany Research Group)
(The well-preserved plant cuticles are freed from the sedimentary rock using strong acid; after cleaning and bleaching, this isolated frond fragment of an extinct seed-fern can yield important biological and ecological information. Credit: Palaeobotany Research Group Münster)
페름기는 모든 생물이 거의 다 사라질뻔한 대멸종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물론 페름기 자체가 쥐라기처럼 일반 대중에게 친숙한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페름기 자체가 유명하진 않지만, 기껏해야 떠올리는 것 역시 대멸종이라는 이야기죠. 하지만 제 책인 포식자에서 다룬 것처럼 이 시기에는 포유류의 먼 조상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수궁류가 엄청나게 번성해 현재의 포유류에 견줄 만한 번영을 누렸으며 공룡과 조류의 조상이 되는 지배 파충류의 조상 역시 등장해 다음 시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 번영을 누린 건 동물만이 아닙니다. 당연히 식물 역시 석탄기를 이어 번영을 누리면서 다양성을 꽃피우던 시기였습니다. 뮌스터 대학의 고생물학 연구팀은 사해 주변의 요르단 페름기 지층에서 페름기인 2억 5천만년 - 3억년 전 사이 번성한 세 가지 식물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이 식물들은 이전에는 비교적 젊은 그룹이라고 생각되던 식물이기 때문에 이들의 진화가 생각보다 더 빨리 시작되었다는 증거를 제시한 셈입니다.
첫 번째 그룹은 나한송과 (Podocarpaceae) 식물로 현재 침엽수(Conifer, 구과식물)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그룹입니다. 이들 역시 고생대로 올라가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번 발견으로 나한송과가 침엽수 그룹에서 가장 오래된 그룹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 그룹은 Corystospermaceae라는 멸종된 그룹의 식물로 이 식물 그룹은 1억 5천만 년 전 멸종되어 현재는 화석상의 기록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화식물과 비슷한 꽃 같은 생식기를 만드는 Bennettitales 멸종 그룹의 화석이 발견됐습니다. 이번 발견으로 이들 역시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됐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지상 식물 진화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식물 진화의 숨겨진 요람 (hidden cradle of plant evolution)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식물 화석은 동물에 비해 인기가 별로 없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처럼 큰 입을 가졌거나 혹은 트리케라톱스 처럼 큰 뿔을 지닌 식물은 없으니까요. 식물 자체는 한 자리에 고정되어 있을 뿐 그렇게 정적인 생물체는 아니지만, 아무튼 고대 식물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이를 연구하는 과학자 이외에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이 식물들이 있었기에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식물에 대한 이해는 지금이나 3억년 전이나 생태계를 이해하는 키워드일 것입니다.
참고
Patrick Blomenkemper et al. A hidden cradle of plant evolution in Permian tropical lowlands, Science (2018). DOI: 10.1126/science.aau4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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