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 capensis pseudoqueen (bee with white tag on thorax) eliciting retinue behavior in the surrounding A. m. scutellata host bees. Credit: Picture taken by Mike Allsopp.)
꿀벌은 다른 사회적 곤충인 개미나 흰개미처럼 군집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충직한 일벌들이 군집을 이끌어 나갑니다. 당연히 과학자들은 이런 충직한 일꾼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호기심을 갖고 연구해 왔지만, 그 기전을 설명할 유전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독일 마르틴루터 할레비텐베르크대학(Martin-Luther-Universität Halle-Wittenberg)의 연구팀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케이프 꿀벌(South African Cape honey bee (Apis mellifera capensis))에서 이를 설명할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이 꿀벌은 텔리토키 증후군 (thelytoky syndrome)라는 매우 독특한 유전적 질병을 가지고 있는데, 본래 알을 낳지 않는 일벌이 갑자기 출산을 하면서 자신만의 군집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충직한 일꾼이 갑자기 벌집 내의 자원을 뺏는 불청객이 됩니다. 심한 경우 본래의 여왕을 밀어내기도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가짜 여왕)
연구팀은 이 텔리토키 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찾기 위해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염색체 1번에서 LOC409096라는 유전자를 발견했습니다. 이 유전자는 아직 그 기능이 확실치 않은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인데, 이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한 경우 일꾼이 역모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 유전자가 열성이 아닌 우성 유전자로 하나만 변이가 생겨도 발현되며 케이프 꿀벌의 아종인 카펜시스에서만 이런 변이가 관찰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일벌에서 생식 능력이 사라지고 여왕벌에 대해서 충성을 다하는 행동은 여러 유전자와 수용체,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조절될 것입니다. 이를 한 번에 알아내기는 어렵지만, 연구를 통해 하나씩 연관 유전자와 물질을 발견하다보면 이런 행동이 분자생물학적으로 발생하는 기전과 진화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반역의 유전자라니 그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