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3억년 전 고대 생물을 로봇으로 재현하다.



(The OroBOT is a robotic version of a 300-million-year-old animal called Orobates pabsti that was designed to teach scientists more about how these kinds of creatures walked(Credit: Maxime Marendaz))


 고생대의 마지막 시기인 페름기는 마지막 순간 찾아온 대멸종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사실 오늘날 육지 척추동물의 조상이 되는 다양한 동물들이 진화해 다양성을 꽃피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틈세 동물들이 존재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현생 포유류의 조상과 관련있는 포유류형 파충류로 분류되는 수궁류지만, 이 시기에는 파충류형 양서류 역시 존재했습니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은 파충류와 양서류의 특징을 모두 갖춘 전이형 생물로 양서류 단계에서 더 먼 육지를 노렸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도 다룬 바 있습니다. 




 물에서 나와 완전한 육지 생물로 진화하는 단계에 있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네 발로 걷는 일이었습니다. 아예 헤엄칠 일이 없는 육지형 사지 동물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양서류와 달라야 했지만, 어떤 것이 가장 좋은 해답인지를 얻기 위해서 여러 번의 시행 착오가 필요했습니다. 오로바테스 파브스티 (Orobates pabsti)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동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베를린에 있는 훔볼트 대학(Humboldt University of Berlin)과 스위스 로잔 연방 공과 대학 (EPEL)의 과학자들은 정교한 시뮬레이션과 비슷한 현생 동물의 운동 방식을 모델링한 후 오로바테스 로봇을 만들어 이들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걸었을지 연구했습니다. 




(동영상) 


 비록 3억년 전 생물을 있는 그대로 복원할 순 없지만, 과학자들은 이 로봇 고대 생물을 통해서 그들의 삶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오로바테스가 현생 양서류의 다리보다 더 수직에 가까운 다리를 지녀 육지에서 움직이기 편했지만, 현생 포유류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고 오늘날의 카이만 같은 파충류와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약간 좌우로 흔들리는 모습은 그렇게 효과적인 보행 동작은 아니지만, 이 과정을 거쳐 현생 육상 생물이 진화했을 것입니다. 


 3억년 전 생물의 동작을 흉내낸 이 로봇 이외에도 다양한 로봇 모형이 고대 생물이 삶을 복원하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DNA를 이용해서 공룡이나 그보다 더 오래된 생물을 재탄생시키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이렇게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과학자들은 이들의 삶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