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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뇌의 크기 이상으로 혈액 공급량이 더 크게 진화했다?



(Skull casts from human evolution. Left to right: Australopithecus afarensis, Homo habilis, Homo ergaster, Homo erectus and Homo neanderthalensis. Credit: Roger Seymour. Casts photographed in the South Australian Museum.)


(Human skulls, showing the location of two openings for the internal carotid arteries that supply the cerebrum of the brain almost entirely. The sizes of these openings reveal the rate of blood flow, which is related to brain metabolic rate and cognitive ability. Credit: Edward Snelling. Sourced from the Raymond Dart Collection of Human Skeletons, School of Anatomical Sciences, Faculty of Health Sciences, University of the Witwatersrand.) 


 초기 호미닌에서 인류에 이르기까지 뇌의 크기는 350% 정도 증가했습니다. 물론 그 사이 몸집이 커진 것도 있지만, 뇌 자체가 몸에 비해 매우 커진 덕분입니다. 그런데 사실 인간이 현재와 같은 고도의 사고 능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뇌만 커질 수 없습니다. 마치 차만 커질 수 없고 엔진이나 연료탱크도 같이 커지는 것처럼 인간의 뇌를 지탱하는 혈관 역시 더 커져야만 합니다. 


 인간의 뇌는 상당히 많은 양의 산소와 에너지 (포도당)를 소모하는 장기입니다. 동시에 신속하게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혈류 공급이 매우 풍부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델레이드 대학의 에메리투스 로저 세이머 교수(Professor Emeritus Roger Seymour, from the University of Adelaide)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호미닌에 속하는 여러 화석과 인간의 두개골을 비교해서 과거 진화 과정 동안 뇌 혈류량이 어느 정도 증가했는지를 연구했습니다. 


 물론 화석을 통해서 뇌 혈류 전체를 복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것은 화석 기록으로 남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혈관의 흔적은 화석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내경동맥(internal carotid artery)로 뇌에 혈류를 공급하는 중요한 동맥입니다. 이 동맥이 두개골 밑을 통과하는 구멍의 크기를 재면 대략적인 혈액 공급량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혈류의 속도는 혈관의 크기에 비례하므로) 


 그 결과 인류까지 진화하는 과정에서 뇌가 350% 커지는 동안 혈류량은 600%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단순히 뇌만 커진 것이 아니라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크게 늘어난 것이죠. 이는 대사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과 동일한 이야기입니다. 자동차로 예를 들면 엔진에 공급되는 연료가 크게 증가한 것이죠. 물론 엔진에 해당하는 뇌가 매우 크고 출력은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진화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뇌는 매우 극단적인 진화를 한 장기입니다. 이렇게 크고 에너지를 많이 먹는 뇌를 유지한다는 것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더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몸 구조는 사실 먹을 것이 늘 부족한 야생 상태에서는 생존을 좌우하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큰 뇌를 진화시켰다는 것은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 이득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우리는 그 이득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도구를 만들어 사냥을 하거나 혹은 어디서 식량을 채집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은 생존에 매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300만년이 넘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화석에서 인류의 화석에 이르기까지 혈관이 계속 커지는 양상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오늘의 인류를 만든 진화과정이 뇌의 크기 뿐 아니라 성능까지 끌어올리는 과정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참고 


 Fossil skulls reveal that blood flow rate to the brain increased faster than brain volume during human evolution, Royal Society Open Science, rsos.royalsocietypublishing.org/lookup/doi/10.1098/rsos.1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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