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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진화 vs GMO 작물



(Credit: University of Virginia)​
 유전자 변형 작물 (GMO)는 적어도 지난 10여 년간 인체와 가축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의 작물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따라서 그 사용도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GMO 작물 역시 기존의 작물이 가진 문제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농업은 그 태생부터가 친환경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넓은 면적의 토지를 자연 상태가 아니라 인공적인 상태로 가꾸고 이용하기 때문이죠. 여기에 심는 작물들은 수천 세대를 거쳐 개량한 것으로 자연 상태의 야생종과는 너무 크게 차이가 나서 일부종의 경우 야생종이 어떤 것인지도 알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우리는 기존의 작물에 몇 개의 유전자를 삽입한 GMO 작물에 놀라고 있지만, 사실 여러 작물들이 본래 야생종과 가지는 차이에 비하면 유전적으로는 미미한 차이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변이는 물론 우연히 나타나지만, 본래 자연상태에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변이 (예를 들어서 사람이 수확하기 전까지는 씨앗이 떨어지지 않는 특성이나 자연 상태에서는 지탱하기 어려운 매우 큰 씨앗과 열매를 가진 돌연변이)를 가진 작물을 선택해 지금의 작물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많은 작물들이 인간의 도움 없이는 자연 상태에서 자랄 수 없습니다. 논밭에는 그렇게 많은 벼와 보리, 콩, 옥수수가 자라는데, 왜 산에 올라가면 자연적으로 자라는 작물이 없는지는 그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조상에 해당하는 야생종과 가지는 유전적 차이는 상당해서 일부는 별개의 종으로 봐도 될 정도입니다.
 아무튼 GMO 작물은 여기에 몇 개의 유전자를 더한 것으로 이를 도입할 때 종자 회사들은 이 작물들이 농업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은 부분적으로는 맞기는 하지만, 인간의 모든 피조물이 그렇듯이 완벽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버지니아 대학을 비롯한 미국내 여러 대학의 합동 연구팀은 1998년에서 2011년 사이 GMO 작물과 제초제, 살충제 사용의 변화를 추적관찰했습니다. 이 연구는 무려 5000개에 달하는 농장에서 이뤄져 매우 큰 규모의 연구일 뿐 아니라 GMO 작물 관련해서는 상당히 장기관찰 연구에 속합니다.


 이들이 관찰한 작물은 옥수수(maize)와 대두(soybean)로 유전자 삽입을 통해서 해충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고 제초제(glyphosate라는 선택성이 없는 제초제)에 대한 저항력을 키운 것입니다. 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커진 만큼 농약을 덜써도 되므로 비용도 절감하고 환경에 대한 악영향도 줄인다는 것이 종자회사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제초제의 경우 잡초도 죽이지만, 작물도 죽이기 때문에 여기에 내성을 지닌 유전자를 삽입한 것입니다. 역시 같은 논리로 제초제를 적게 쓰면 환경에도 이득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 13년간 살충제 사용은 다소 줄었어도 제초제 사용은 별로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옥수수의 경우 11.2% 정도 살충제를 덜 사용한 반면 제초제는 1.3% 감소하는데 그쳤습니다. 대두 농장의 경우 사실 제초제 사용이 더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 이유는 잡초들이 제초제 내성을 키워서 글리포세이트 제초제에 똑같이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결국 글리포세이트 이외의 제초제를 다시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자연 생태계가 우리가 통제하기에 매우 복잡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농업 자체가 자연 생태계를 인간의 뜻대로 통제하려는 시도지만, (아니라고 생각하면 본래 자연 상태의 들판에 얼마나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는지를 다시 상기해 봅시다) 여전히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 이외의 식물과 곤충이 나타나는 것을 100% 막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점은 GMO 작물 뿐 아니라 기존의 농약이나 제초제도 사실 마찬가지죠. GMO 작물 역시 이와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결국 다른 돌파구를 찾아서 신상품을 내놓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연의 진화와 GMO 작물은 결국 계속 경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참고


E. D. Perry et al. Genetically engineered crops and pesticide use in U.S. maize and soybeans,Science Advances (2016). DOI: 10.1126/sciadv.1600850                                        

  http://phys.org/news/2016-09-largest-ever-reveals-environmental-impact-genetically.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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