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Wits University)
고생대말, 아직 포유류는 아니지만 포유류의 조상이 될 포유류형 파충류들이 등장했습니다. 수궁류(Therapsid) 혹은 포유류형 파충류(mammal like reptile)이라고 불리는 이 동물들은 앞니, 송곳니, 어금니가 구별되고 파충류 조상과는 달리 몸통 바로 아래 다리가 있어 더 효과적으로 지상을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대략 3억년 전부터 다양한 수궁류가 진화했는데, 이 중에는 큰 어금니를 지닌 육식 동물도 있지만 다양한 초식동물 역시 공존했습니다. 그런데 고생물학자들은 분명 초식동물임에도 불구하고 큰 송곳니를 수형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디키노돈트(dicynodont) 혹은 쌍아류라고 불리는 이 동물은 쥐만한 크기에서 황소만한 크기까지 다양하게 진화했는데 모두 초식성이었습니다. 이름처럼 디키노돈트는 큰 이빨을 가졌던 동물입니다. 과연 이 이빨은 어디에 사용한 것일까요?
사실 현재의 초식 동물 가운데도 큰 이빨을 가진 것들이 있습니다. 이전에도 소개드린 것처럼 사향 노루가 그 대표적인 동물입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220422783241 참조) 물론 코끼리 역시 종류는 다르지만 큰 이빨을 가지고 있죠. 과연 디키노돈트의 큰 이빨은 방어 혹은 식물의 줄기나 뿌리를 파해치는 용도였을까요? 아니면 짝짓기를 위한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전부 다였을까요?
윗워터스랜드 대학(University of the Witwatersrand)의 고생물학자들은 2억 5,900만년 전 살았던 수궁류인 코에로사우루스 데자게리 Choerosaurus dejageri (Therocephalia, Eutheriodontia)의 두개골을 고해상도 CT를 통해 분석했습니다. 이들이 내린 결론은 이 이빨이 크기만 크지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이용해서 포식자에게 큰 상처를 주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가장 가능성 높은 결론은 초식 수궁류가 짝짓기 장식용 (sexual display)의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뿔공룡의 뿔과 프릴 역시 장식이라는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연구자들은 이를 섹시(Sexy)하게 보이기 위한 장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흥미로운 주장이기는 하지만 사실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날아가지 않는 이상 정확히 무슨 용도로 이런 큰 이빨을 진화시켰는지는 알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자손을 남기는 것은 생물의 지상과제이므로 단지 이 목적을 위해서만 이빨을 진화시켰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섹시해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암컷이 보기에만 그렇다면 문제될 것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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