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icture of the Acanthostega fossil. Credit: Jennifer CLack)
아칸소스테가(Acanthostega)는 오늘날의 양서류, 조류, 파충류, 포유류를 포함하는 사지동물(tetrapod)의 초기 진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중간 화석입니다. 데본기에 이르러 척추동물의 육상 진출이 시작되었는데, 아칸소스테가는 어류와 양서류의 중간에서 이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단서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스웨덴 웁살라 대학을 비롯한 다국적 연구팀은 아칸소스테가의 화석을 프랑스에 있는 유럽 싱크로트론 방사선 연구소 European Synchrotron Radiation Facility (ESRF) 에서 매우 정밀하게 분석해 그 결과를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이 장치는 말하자면 초고해상도 CT 같은 장비로 화석에 남아있는 미세구조를 화석을 파괴하지 않고 들어다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 화석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 아칸소스테가 화석의 주인공은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는 성체로 말라붙은 강에서 화석화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완골(humerus)에 있는 나이테 같은 구조물은 이 개체가 적어도 6살이나 그 이상이지만, 동시에 다 자란 개체가 아니라는 증거도 같이 발견되었습니다.
(Top left: body outline of Acanthostega is in black, with the humeri (upper arm bones) represented in red. Bottom left: 3-D model of a humerus of Acanthostega, generated from a synchrotron scan, with magnifying glass indicating position of the high-resolution section shown on the right. Right: section through the bone showing annual growth rings (highlighted with red arrows) that allowed the researchers to assess the seasonal growth rhythms and individual age of this 360 million-year-old tetrapod. Credit: Sophie Sanchez, Uppsala University and ESRF)
(Top left: body outline of Acanthostega is in black, with the humeri (upper arm bones) represented in red. Bottom left: 3-D model of a humerus of Acanthostega, generated from a synchrotron scan, with magnifying glass indicating position of the high-resolution section shown on the right. Right: 3-D transverse section model through the outer layer of the bone showing blood vessel cavities (in pink) that provide clues about the metabolism of this 360 million-year-old tetrapod. Credit: Sophie Sanchez, Uppsala University and ESRF.)
상완골은 몸을 지지하는데 중요한 뼈입니다. 따라서 이 뼈의 성숙 정도를 보면 이 동물이 실제로 얼마나 잘 걸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번 연구에서는 주변의 연골 조직에 대한 상세한 분석도 같이 이뤄져 이 동물의 생태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화석으로 발견된 아칸소스테가는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럿으로 대부분 미성숙한 개체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내륙 델타(inland delta, 내륙으로 흐르는 강에 의해 형성된 삼각주) 의 얕은 물에서 서식하다가 물이 마르면서 집단으로 화석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뼈는 어느 정도 성숙했으나 아직 연골 등이 미성숙해 육지 생활에 적합하지 않았는데, 오늘날의 양서류에서 보듯이 올챙이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죽은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아칸소스테가가 현생 양서류의 조상이라면 어린 시절에는 물속에서만 살고 성체가 된 이후엔 육지와 물 모두를 다닐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이 말라가는 상황에서 성숙한 개체는 살아남겠지만, 아직 미숙한 개체는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는 양서류의 진화를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이야기입니다. 비록 어류지만, 이런 환경에서 육지에서도 살 수 있는 능력은 새로운 기회를 부여했고 강력한 진화압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성체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자손을 남길 수 있는 기회가 커지기 때문이죠.
아칸소스테가의 진화는 우리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조상의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어류가 사지동물로 진화하고 결국 포유류로 진화한 후 인간으로 진화했기 때문이죠. 이들의 여정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과거를 이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참고
Sophie Sanchez et al, Life history of the stem tetrapod Acanthostega revealed by synchrotron microtomography, Nature (2016). DOI: 10.1038/nature19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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