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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집필 근황



 이전에 소개드린것처럼 현재 책 집필 작업 가운데 있습니다. 물론 일도 해야 하고 블로그도 하고 기사도 쓰고 논문도 써야 하니까 시간이 촉박하기는 합니다. 참고로 논문은 자꾸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보낸 게 많다보니 이제 리비전 (논문 내용을 리뷰어의 지적에 따라 수정하는 것)도 하고 게재되는 논문도 하나 씩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책일지 궁금해하시는 분은 아마도 많지 않겠지만, 홍보차원에서 설명을 드리면 블로그에 있는 내용과는 상당 부분 다른 내용이 될 것입니다. 사실 초기에는 블로그에 있는 포스트와 비슷한 내용으로 출간을 계획했으나 몇 가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이미 독자들이 온라인에서 다 볼 수 있는 내용을 굳이 책으로 다시 출간할 필요가 있느냐입니다. 물론 스크랩을 자유롭게 허용한 덕분에 이미 2만 건 이상 스크랩되었다는 사실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래도 블로그 포스트와 책은 서로 특징이 다르다는 점을 글을 쓰면서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에서는 연재를 통해서 한 주제를 심도있게 다룰 수도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단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책의 경우 이런 구성보다는 몇 가지 주제에 대해서 더 심도있게 다루는 것이 글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도 얻어가는 것이 많고 읽기도 편합니다. 


 이런 이유로 첫 단행본의 내용은 블로그에서 주로 다루지 못했던 것들을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주제는 바로 우리가 먹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셋 가운데 하나만 주제로 삼아도 꽤 내용이 될 수 있으나 이 셋이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호 작용하면서 구성되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묶어서 하나의 주제로 삼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이 주제를 선정하게 된 이유는 우선 전공에 포함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관점에서 해당 주제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안전하게 심도있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 나라에 사이비 과학이나 유사 과학이 널리 퍼저있는 가운데, 특히 의학/건강 관련 주제로 이상한 내용들의 책들이 적지 않게 나와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TV와 인터넷을 통해서 검증되지 않은 건강 정보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일부 건강 관련 서적들은 전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을 주장하면서 팔리고 있습니다. 최근에 개인적인 경험담을 들어보면 모 출판사에서 신간 서평을 부탁했는데, 그 내용이 도저히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건강 비법을 주장하는 내용이라 정중히 서평 자체를 거부한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무작정 비판하기에 앞서 과연 과학적/의학적 견지에서 건강한 식생활을 돕는 서적이 많이 있는가라는 반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강 관련해서 책을 좀 보려고 하면 (물론 저는 전문의라서 그런책을 실제로 보지는 않지만) 사실 'OO 을 이용한 기적의 건강법'이나 'XX로 완치...' 등의 미심적은 내용을 담은 책이 적지 않았습니다. 


 물론 믿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은 항상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일반인이 보기 어렵고 딱딱한 내용으로 실제로 해당 분야 종사자 이외에는 거의 보기 힘든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간략하게 나온 대국민 설명서는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내용외에 (물론 맞는 말이긴 하지만) 솔직히 참고할 만한 내용을 찾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 및 식생활 관련 서적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문제는 이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복잡한 내용을 간단하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은 사실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금 깨닫고 있습니다. 더구나 블로그에 있는 내용을 재활용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쓰고 있어 시간이 꽤 많이 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내용에 대해서 평소 궁금증이 있었던 독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삼아도 안전할까? 

 - 탄수화물을 너무 적게, 혹은 너무 많이 섭취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 첨가당 규제는 왜 할까? 

 - 액상 과당이 설탕보다 정말 더 위험할까? 

 - 인공 감미료는 안전할까? 

 - 현재 한국인의 식단은 건강할까? 

 - 포화지방은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가? 

 - 트랜스 지방이 퇴출되었다고? 

 - 오메가 - 3 보조제를 먹으면 도움이 될까? 

 - 꼭 먹어야 하는 지방이 있다? 

 - 발암 물질이라는데 가공육/붉은 고기를 먹어도 되나? 

 - 글루텐 프리 밀가루를 먹어야 하나? 

 - 통곡물/잡곡밥이 정말 좋을까? 

 - 생선을 먹어야만 하나? 

 - 유기농 식품이 더 건강할까? 

 - 비만은 왜 쉽게 치료하기 어렵나? 

 - 비만 치료 약물이 실제로 있나? 

 - GMO 식품은 안전할까? 

 - 원시인 식단을 먹으면 도움되나? 

 - 얼마나 뚱뚱하면 위험할까? 


  등등 인데, 100% 만족할 답변은 아니어도 과학적으로 검증된 내용 위주로 설명할 예정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 불가피하게 생화학이나 영양학, 내과학, 역학 관련 내용들을 설명해야 하는데, 여기에 익숙치 않은 독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라 이 부분이 고민이 됩니다. 


 다만 이미 나와있는 의학/건강 관련 서적처럼 내용을 구성할 필요는 없고 오히려 새로운 구성을 통해서 더 많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이런 내용을 원했던 일부 독자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판매량으로 이어질지는 다소 고민되는 부분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려운 내용이 많을 수록 책이 더 안팔릴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래도 제가 가진 신념대로 책을 출간해볼 계획입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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