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과 주요 방산 기업들은 차세대 레이저 무기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독일의 전통적 화포 전문회사인 라인메탈도 있습니다. 라인메탈은 2012년 50kW 급 HEL (High Energy Laser) 을 선보인 바 있고 ( http://blog.naver.com/jjy0501/100174639790
참조) 2013년에는 실제 공중 표적에 대한 데몬스트레이션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이전에 전해드린 소식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라인메탈사는 10kW, 5kW, 1kW 급 고체 레이저 모듈을 만들어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레이저 모듈은 단독으로 사용하기에는 출력이 너무 낮기 때문에 2-3 개 정도 묶은 이동 포대 형식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다시 이 HEL 이동 포대는 몇 개가 동시에 협력해서 하나의 표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직 레이저의 출력이 충분한 파괴 효과를 내기에는 좀 낮기 때문에 부득이 여러 개가 한꺼번에 공격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여기에 아직 레이저 무기에는 여러 단점들도 있어서 이것만 단독으로방공망을 구성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HEL은 단독으로 작전을 펼치기 보다는 기존의 방공 시스템과 더불어 통합될 목적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라인메탈 역시 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기존의 방공 시스템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목적이지 기존의 대공포를 대체할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죠. HEL 은 라인메탈의 기존의 방공포 및 레이더 시스템과 통합될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사가 강조하는 점입니다.
오리콘 스카이가드 화력 통제 유닛(Oerlikon Skyguard fire control unit)에 의해서 조절된 HEL은 counter rocket, artillery, mortar and missile (C-RAMM) 시나리오에서 기존의 방공 시스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 역할이란 바로 작은 소형 목표물, 예를 들어 UAV/드론 들을 파괴하는 것이죠. (아래 영상 참조)
(HEL 시스템. Credit : Rheinmetall)
(설명 동영상)
(2013년 데몬스트레이션)
라인메탈이 설명하는 대표적인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소형 드론에 폭발물을 탑재한 후 이를 축구경기가 열리는 대형 운동장에 투하하는 테러를 계획한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 경우 HEL은 기존의 방공포 시스템이 못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방공포로 드론을 제압하려 할 경우 인구 밀집 지대에서는 상당히 곤란한 일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유탄에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다 워낙 작은 표적이다 보니 명중시키려면 엄청난 수의 탄환이 필요하고, 명중하지 못한 탄환은 모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레이저는 작은 표적을 명중시키는데 유리한 것은 물론 출력을 조절할 수 있어 훨씬 안전합니다.
따라서 인구 밀집 지대는 물론 인화성이 강한 화학 물질이나 원유를 다루는 국가 기반 시설 (정유소나 가스 저장소 등), 산업 시설의 대공 화기로 더 적합하다고 하겠습니다.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그렇죠.
라인메탈에 의하면 비록 HEL이 이름과는 다르게 파괴력이 강하지 못하지만 여러 개가 같이 힘을 합쳐 미사일 같은 비교적 큰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존의 방공포와 함께 움직인다면 더 효율적으로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 라인메탈의 설명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무기는 저가 무기인 박격포탄을 요격하는데 훨씬 비용 효과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박격포는 매우 저렴하지만 효과적인 무기로 아프간과 이라크전에서 미군은 박격포를 쏘고 사라지는 적들의 테러 공격에 골치를 앓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박격포탄을 대공포나 미사일로 요격하는 것은 비용대 효과 면에서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데, 레이저 무기는 매우 저렴하게 이런 무기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장점에 대한 언급이지만, 현재의 레이저 무기는 다양한 단점도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낮은 출력으로 인해서 적의 대형 항공기, 미사일 등을 요격하는데는 별로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배터리 및 발전기 때문에 화력에 비해서 부피가 커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생각보다 사정거리도 더 긴 편이 아니고 무엇보다 비가 내릴 때는 화력이 반감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레이저 무기 단독으로 방공망을 구성하는 것 보다는 이렇게 기존의 방공 시스템에 통합하는 방식이 더 유리할 것입니다. 드론이나 박격포탄 같은 작은 목표는 레이저로 요격하고 미사일이나 적 항공기등은 미사일과 대공포를 결합한다면 더 효과적인 사용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미사일이나 대공포탄을 아낄 수 있거나 더 촘촘한 화력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죠.
아직은 널리 쓰이는 무기는 아니지만, 레이저는 결국 현대전의 새로운 공격 무기가 될 것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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