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대부분 리튬 이온을 이용한 것입니다. 리튬 배터리가 등장하면서 모바일 기기는 더 얇고 가볍고 오래갈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의심할 바 없이 리튬 이온 배터리는 현재의 모바일 혁명을 이끈 주역 중 하나죠. 여기에 최근에는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에도 널리 사용되어 앞으로 교통/에너지 측면에서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앞날이 무조건 밝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리튬은 우주 전체로 보면 꽤 흔한 원소이지만 지구 표면에는 그렇게 흔하지 않아서 자원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및 공급 부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많은 연구자들이 리튬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재 가운데서 유망한 것 가운데 하나가 리튬과 비슷한 성향의 원소인 나트륨(Na)입니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연구된 것은 그렇게 최근의 일은 아닙니다. 이전부터 나트륨 이온 배터리에 대한 연구는 꽤 많이 진행되었는데, 여기에는 결정적인 장점이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나트륨은 지구에 매우 흔합니다. 바다에 있는 소금을 조금만 얻어서 나트륨을 추출해도 전세계 배터리 수요를 다 충족하고도 남습니다. 가격도 극도로 저렴하고 지구 어디에나 흔합니다. 나트륨을 순환시켜 사용하면 사실상 반영구적으로 고갈 걱정이나 비용 걱정이 없는 값싼 배터리 제작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나트륨 이온 배터리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체하지 못하는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나트륨 이온은 리튬 이온에 비해서 25% 정도 더 큽니다. 따라서 전극에 쉽게 다가가지 못해서 충전과 방전에 걸리는 시간이 엄청나게 긴 편입니다. 이는 배터리로써는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독일 일레나우 대학의 용 레이 교수(Yong Lei, a professor at the Technical University of Ilmenau in Germany)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유기 나트륨 이온 배터리(organic Na ion Battery)를 개발해 이를 저널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전극의 구조를 개선해서 나트륨 이온이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개선한 유기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구조. Credit: ACS )
이들이 개발한 새로운 전극은 마치 여러 개의 테라스가 있는 정원처럼 되어 있어 나트륨 이온이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를 extended π-conjugated system 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새로운 방식을 통하면 기존의 유기 나트륨 배터리보다 1000배((10 A/g vs. 10 mA/g))의 전류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400 사이클 충방전시에도 70% 정도의 용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높은 효율과 빠른 충전 능력, 그리고 여러 번의 충반전 사이클을 가진 환경 친화적인 유기 나트륨 이온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까지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리튬 이온 배터리 역시 크게 발전해서 아직은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기는 어려운 상태입니다. 하지만 미래는 역시 알수 없는 것이죠.
쉽게 구할 수 있는 원소라는 점에서 생각하면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가지는 이점은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해서 배터리 수요가 증가한다면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다른 대안적인 기술도 항상 같이 존재하기 때문에 과연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미래의 배터리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미래 배터리 기술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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