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알츠하이머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까? aducanumab(아두카누맙) 중간 성적 공개



(정상인의 뇌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의 비교  Combination of two brain diagrams in one for comparison. In the left normal brain, in the right brain of a person with Alzheimer's disease. Source : wikipedia/public domain)

 알츠하이머 병은 노인에게 찾아오는 가장 큰 불청객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전에 예방할 방법도 없고 치료법 역시 제한적이라서 무서운 질병이지만, 가장 무서운 부분은 인지 기능을 심각하게 떨어뜨려 '치매'상태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점차로 심해지는 인지기능 저하는 어떻게 막을 방법도 없고 갈수록 심해지다 결국 고통스럽게 삶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언젠가 죽는 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고 해도 이렇게 노후를 보내고 싶은 사람은 사실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알츠하이머 병은 병에 걸린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간병을 해야 하는 가족들의 삶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불행하게도 점차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알츠하이머 환자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 현재 알츠하이머 병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s, AChEls) 4 종류와 NMDA receptor antagonist 1 종류입니다. 그런데 모두 그 성적이 썩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인지 기능을 일부 개선시킬 수는 있지만 질병의 진행을 막는 약들을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앞으로는 의사들에게 더 많은 치료 옵션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최근 항아밀로이드베타(Aβ) 인간 모노클로널 항체 (fully human IgG1 monoclonal antibody against a conformational epitope found on Aβ) 인 aducanumab(아두카누맙/BIIB037)의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실험의 중간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아두카누맙은 쉽게 말해서 알츠하이머 병의 중요한 병리 기전으로 생각되는 아밀로이드 베타에 대한 항체입니다. 이를 억제하면 알츠하이머 병의 발생에서 아마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그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병의 진행을 막거나 느리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에 열린 국제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학회에서 이 약물을 개발한 바이오젠(Biogen) 이 발표한 중간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 병의 초기 혹은 경미한 증상을 가진 166명을 대상으로 한 이중 맹검 무작위 연구입니다. 대상자는 위약군 (40명), 아두카누맙 1mg/kg (31명), 아두카누맙 3mg/kg (30명), 아두카누맙 10mg/kg (32명)을 54주간 투여한 그룹과 아두카누맙 6mg/kg (30명) 을 30주간 투여하는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이 약물은 4주에 1회 주사됩니다. 

 연구 결과 위약군에서는 아무 변화가 없는 반면 26주째 3mg/kg, 10mg/kg 그룹에서는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촬영 결과 알츠하이머 병의 특징적 소견인 아밀로이드반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54주에는 더 큰 변화를 나타냈습니다. 

 PET 소견과 더불어 간이인지기능검사(MMSE) 역시 위약군에서 3.14 점이 낮아진 반면, 1mg/kg 그룹에서는 2.21점, 3mg/kg 그룹에서는 0.75점, 10mg/kg 그룹에서는 0.58 점 낮아지는 데 그쳤습니다. 이는 아두카누맙이 인지 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점과 용량이 더 클수록 좋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임상적 치매척도(CDR-SB)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여 위약군에서 2.04점 낮아질 때 1mg/kg 군에서는 1.70점, 3mg/kg 군에서는 1.33점, 10mg/kg 군에서는 0.59 점 낮아지는 데 그쳤다고 합니다. 

 이 임상 연구는 현재 계속 진행 중으로 아두카누맙이 장기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고 임상 경과를 개선시킬 수 있는지는 좀 더 기다려보면 알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오 젠의 수석 부사장인 알프레드 샌드록 박사(Alfred Sandrock, M.D., Ph.D., group senior vice president and chief medical officer at Biogen Idec)는 이 결과를 토대로 올해 안에 3상 임상 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긴 하지만 이 약물이 고령화와 더불어 인류 전체에 큰 고통을 안기고 있는 알츠하이머병 정복을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