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은 부모를 닮게 마련입니다. 아빠를 더 닮을 수도 있고 엄마를 좀 더 닮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유전자를 반씩 물려받았으니 일부 예외는 있어도 자녀가 부모를 닮는 것은 당연하겠죠. 일반적으로 아들은 아빠를 닮고 딸은 엄마를 닮는 것 같지만 같은 유전자적으로 분석해보면 좀 다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노스 캘리포니아 의과대학(UNC School of Medicine)의 연구팀에 의하면 포유류는 유전자 발현이라는 관점에서 아빠를 더 닮는 것 같다고 합니다.
노스 캘리포니아 의과대학 유전학과의 페르난도 파도-마뉴엘 데 빌레나 교수 (Fernando Pardo-Manuel de Villena, PhD, professor of genetics and senior author of the paper)가 이끄는 연구팀은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한쌍의 DNA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자주 발현되어 질병 발생에 기여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한쌍의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XY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같은 기능을 하는 유전자가 두개씩 있는 것인데 이는 유성 생식을 통해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한 세대를 건너뛸때 마다 다른 개체와 유전자를 섞기 때문에 쌍둥이를 제외한 모든 인간은 다 유전자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다양성은 환경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변이를 만들기 쉬운 만큼 생존에 더 유리합니다.
보통 두개의 유전자가 발현되는 방식은 우성 및 열성 유전으로 설명합니다. 이것만 보면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는지 매우 간단한 것 같지만, 사실 이 과정은 100%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열성 및 우성 유전 질환을 제외하고 생각한다면 여기에 따르지 않는 경우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과연 이 경우 어떤 유전자가 쉽게 발현되는지는 아직까지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노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세계 여러 연구기관이 힘을 합친 Collaborative Cross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보통 실험에 사용되는 쥐들은 개체의 유전적 차이에 따른 실험결과의 왜곡을 방지하고자 매우 유전적으로 비슷한 방식으로 키워집니다. 따라서 상당히 유전적으로 비슷한 쥐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다양한 야생 쥐를 포함해 유전적으로 매우 상이한 배경을 가진 쥐들이 연구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쥐들을 서로 교배해서 9가지 형태의 잡종 쥐를 만들었으며, 이 쥐들이 자랄 때까지 기다린 후 뇌를 포함한 4가지 다른 장소에서 조직을 채취했습니다. 어느쪽 부모에서 물려받은 유전자가 더 많이 발현되는지, 그리고 어떤 메카니즘이 작용하는지 알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결과 양쪽 부모에서 받은 유전자가 무작위로 절반씩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수컷에서 물려받은 유전자가 수백개 정도 더 잘 발현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두뇌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수컷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파도-마뉴엘 데 빌레나 교수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만약 나쁜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엄마에서 물려받는 것보다 아빠에서 물려받는 경우가 더 잘 발현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일반 포유류 모델로 쥐를 선택했는데, 이에 따르면 포유류는 아빠를 더 닮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실제로 이 결과를 신뢰할 수 있으려면 더 다양한 포유류 모델과 인간에서의 연구를 통해서 검증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결과와 무관하게 일반적으로 아들은 아빠를 닮고 딸은 엄마를 닮는다는 속설은 아마도 맞을 것 같습니다. 같은 성을 가진 부모와 자신을 동일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발달 과정이니까요.
참고
Journal Reference:
- James J Crowley, Vasyl Zhabotynsky, Wei Sun, Shunping Huang, Isa Kemal Pakatci, Yunjung Kim, Jeremy R Wang, Andrew P Morgan, John D Calaway, David L Aylor, Zaining Yun, Timothy A Bell, Ryan J Buus, Mark E Calaway, John P Didion, Terry J Gooch, Stephanie D Hansen, Nashiya N Robinson, Ginger D Shaw, Jason S Spence, Corey R Quackenbush, Cordelia J Barrick, Randal J Nonneman, Kyungsu Kim, James Xenakis, Yuying Xie, William Valdar, Alan B Lenarcic, Wei Wang, Catherine E Welsh, Chen-Ping Fu, Zhaojun Zhang, James Holt, Zhishan Guo, David W Threadgill, Lisa M Tarantino, Darla R Miller, Fei Zou, Leonard McMillan, Patrick F Sullivan, Fernando Pardo-Manuel de Villena.Analyses of allele-specific gene expression in highly divergent mouse crosses identifies pervasive allelic imbalance. Nature Genetics, 2015; DOI: 10.1038/ng.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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