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이후 전 세계 해수면은 평균 20cm 정도 상승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다행히 저지대가 많지 않은 산악형 국가(?)라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사실 한반도 주변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불행히 국가가 저지대에 위치한 경우 - 예를 들어 네덜란드 - 나 아니면 높이가 매우 낮은 도서 국가(몰디브, 투발루 등) 는 해수면 상승의 위협을 아주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설령 국가 전체로 괜찮아도 도시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상황도 많이 있습니다. 베네치아처럼 도시 자체가 바다 높이와 별로 차이가 없는 경우에 그 위험은 매우 크게 다가오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상승 속도에 점차로 가속도가 붙으면서 21세기의 남은 기간 중 상승 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비하기 위한 아이디어는 다양한데, 그 중 하나는 바로 물위에 뜨는 부유식 주택입니다.
하버드 대학의 환경 센터(Harvard University Center for the Environment)는 상당히 럭셔리해보이는 형태의 부유식 주택의 컨셉을 공개했습니다. 워터 네스트 100(WaterNest 100)이라는 명칭의 이 부유식 주택은 높이 4미터, 지름 12미터의 원형 주택으로 내부에는 100평방미터의 면적(30.25평)에 거실, 주방, 화장실, 침실, 욕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디자인 한 것은 런던에 본부를 둔 디자인 회사인 Giancarlo Zema for EcoFloLife(부유식 주택 제조 판매에 특화된 회사라고 함)이라고 합니다.
(출처: Environment@Harvard)
이 부유식 주택은 재활용 목재와 알루미늄을 이용해서 가볍게 제작된다고 합니다. 사실 부유식 주택 자체는 미래의 가능성이라기 보다도 이미 네덜란드는 물론 미국 일부 지역에서도 실제로 존재하는 형태입니다. 이 주택은 단지 친환경(태양광 패널과 일체화 구조임) 및 디자인(배나 상자처럼 생기지 않고 둥글게 만들어 자연 친화적으로 보임) 에서 독특하다는 점이 좀 다른 것이죠.
전반적인 느낌은 해수면 상승으로 살기 힘들어진 미래가 아니라 휴양지에 지은 첨단 럭셔리 리조트 느낌입니다. 태양광 패널은 60㎡의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아마도 최대 전력 (이 회사 주장으로는 4kW)을 생산할 때는 이 주택이 필요로 하는 것 이상의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력망/상하수도에 대한 설명은 따로 없지만 물속에 있는 파이프 라인등을 통해서 연결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일부 저지대 국가는 해수면 상승은 물론이고 토지/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서 부유식 주택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영화 '워터월드'와는 다르지만 아무튼 세상이 변해도 사람은 적응을 하게 마련이죠. 예를 들어 플로리다의 저지대가 물에 잠기면 이런 식의 부유식 주택을 선택하는 주민들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죠. 아마도 문제는 이런 비싼 부유식 주택을 구매할 여력이 되는 선진국 국민들이 아니라 가난하지만 운이 없게도 해수면에 거의 비슷한 높이에 살아가는 개도국 국민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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