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공룡이 나타나기 전 북미를 지배한 악어의 조상


 백악기말 북미 대륙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비롯한 다양한 수각류 공룡의 천국이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트라이아이스기 초기에는 조그마한 공룡의 조상들이 미래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었죠. 그리고 그 시기에 공룡과 더불어 진화한 악어류의 조상이 북미 대륙을 지배했던 것 같습니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 대학(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과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 자연사 박물관(North Carolina Museum of Natural Sciences )의 고생물학자들은 2억 3,100만년전 노스 캐롤라이나에 살았던 악어의 조상을 발견했습니다. 이 시기는 아직 대형 수각류 공룡들이 북미 대륙을 활보하기 전이기 때문에 당시에 살았던 최강의 상위 포식자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두발로 선 고대 악어류인  Carnufex carolinensis의 복원도 Life reconstruction of Carnufex carolinensis. Credit: Copyright Jorge Gonzales )

 이들이 발견한 고대 악어류(crocodylomorph)는 9피트(약 2.7m)의 몸길이를 가진 카르누페스 캐롤리넨시스(Carnufex carolinensis, 캐롤라이나 도살자란 뜻) 로 오늘날의 후손들과는 달리 두발로 서서 걸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에는 물속이 아니라 땅위에서 살았기 때문입니다.

 페름기말의 재앙적인 대멸종 이후 우후 죽순처럼 새로운 생명체들이 나타나 무주 공산이 된 지구를 차지했는데, 이 중에는 악어류와 공룡류의 조상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카르누페스는 당시 북미 대륙에서 최상위 포식자였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가장 큰 크기의 초기 악어류일 뿐 아니라 당시 북미에서 살았던 가장 큰 포식자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이 악어의 파편이된 두개골 화석을 찾아냈는데, 손상이 심해서 복원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최신의 CT 스캔 기술이 이용되었습니다. 즉, 화석을 통채로 고해상도 CT 에 넣고 이를 3차원적으로 스캔한 후 다시 3D 로 재구성 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고생물학자들은 트라이아이스기 두발로 대지를 활보하던 고대 악어의 전모를 재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카르누페스의 두개골. Reconstructed skull of Carnufex carolinensis. 3-D surface models of skull bones are shown in white. Grey areas are missing elements reconstructed from close relatives ofCarnufex. Credit: Lindsay Zanno 

 트라이아이스기의 육지 악어들은 한동안 최상위 포식자의 자리를 누렸지만, 트라이아이스기가 끝날 무렵 새롭게 진화한 수각류 공룡에게 그 자리를 양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악어가 멸종되지는 않았습니다. 악어류는 새롭게 진화해 수생 생활에 적응했고 일부는 바다 악어로 진화했습니다. 그리고 백악기말 공룡이 멸종된 사건에서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번성하고 있습니다.

 백악기말 사라진 쪽은 지상을 지배하던 거대 수각류 공룡이었습니다. 반면 악어류와 조류(물론 수각류 공룡에서 진화했다고 생각됩니다)의 조상은 살아남았습니다. 이런 걸 보면 세상일은 역시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 때 잘나가던 대형 공룡류는 순식간에 사라진 반면 당시에는 마이너 리그에 속했던 포유류, 조류, 악어류가 이제는 활개를 치고 있으니 말이죠.  


 참고

 "Early crocodylomorph increases top tier predator diversity during rise of dinosaurs" Scientific ReportsDOI: 10.1038/srep09276

 http://phys.org/news/2015-03-crocodile-ancestor-predator-dinosaurs-roamed.html#jCp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