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가장 오래된 호모속의 화석은 275-280만년 전?



 인간이 속한 속(genus)는 호모(Homo)입니다. 유일한 현생종은 20 만년전 등장해 지금까지 번성하는 호모 사피엔스 뿐이지만 호모속 자체의 역사는 250만년 이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새로운 발견으로 275만년에서 280만년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 과학자팀이 저널 사이언스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2년전 발견되었던 턱뼈인 LD350-1의 연대가 이 정도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Close up images of LD 350-1 mandible. Credit: William Kimbel)  


 과학자들은 레디-게라루(Ledi-Geraru) 에서 발견된 아래턱 뼈(mandible) 화석의 정확한 연대를 알기 위해서 고심했습니다. 이 턱뼈는 2013년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카예 리드를 비롯한 과학자와(Arizona State University scientists Kaye E. Reed, Christopher J. Campisano and J Ramon Arrowsmith) 네바다 대학의 브라이언 빌모어(Brian A. Villmoare of the University of Nevada)에 의해서 발견된 것으로 왼쪽 아래턱뼈 + 5개의 치아가 있는 뼈였습니다. (위의 사진)

 이 화석의 연대를 분석한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에린 디마기오( Erin N. DiMaggio, research associate in the department of geosciences, Penn State)는 화석이 발견된 지층의 화산재의 연령을 아르곤 40/39를 이용해서 분석한 결과 매우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아마도 첫 호모속의 진화가 250-300만년 사이일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했지만 그 연대폭을 정확하게 좁히기 어려웠는데, 이 발견으로 275-280만년 사이라는 비교적 정확한 연대 추정이 가능해졌습니다.


(발굴 작업 중인 지질학자 에린 디마기오 박사와 도미니크 가렐로 박사. Geologists Dr. Erin DiMaggio (PSU, left) and Dominique Garello (ASU, right) sample a tuff near the early Homo site in the Ledi-Geraru project area. Credit: J Ramon Arrowsmith)

 이 발견으로 인해서 과학자들은 최초의 호모속의 등장과 (다만 현재까지 정확히 이 아래 턱뼈의 주인공이 어떤 호모 속의 어떤 종인지는 약간 불명) 마지막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의 시간적 격차가 20만년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턱뼈를 비롯한 가장 오래된 호모속의 화석이 발견된 장소는 사실 루시라고 알려진 370만년전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가 발견된 장소에서 매우 가까운 지역입니다.

 이 화석과 연관된 연구를 네이처에 발표한 프레드 스푸어(Fred Spoor)와 그의 동료들은 턱뼈, 치아 등 일부 뼈가 남아있는 180만년전의 호모 하빌리스 화석 OH7을 복원했습니다. 막스플랑크 연구소 및 영국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의 연구팀에 의해 복원된 호모 하빌리스의 화석은 호모 에렉투스보다 오히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와 더 유사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280만년전의 호모 속의 화석은 호모 하빌리스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그리고 그 외 다른 호모속의 연관성을 설명해줄 중간 전이 화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아직 발견된 화석이 극히 일부에 불과해 정확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오래된 호모속의 화석은 사실 공룡 화석보다 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교적 가까운 시기를 살았던 초기 호모 사피엔스나 네안데르탈인과는 달리 이들은 화석화가 되기 어려운 지역에서 살았을 뿐 아니라 개체수도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호모속이 초기에 어떻게 진화되었는지 알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아직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호모속의 초기 역사를 알려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발견된 화석이 너무 작기 때문에 더 상세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발굴이 필요하겠죠. 우리 조상들의 역사를 찾아내는 일은 매우 힘들지만 우리가 왜 지금 여기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Brian Villmoare, William H. Kimbel, Chalachew Seyoum, Christopher J. Campisano, Erin Dimaggio, John Rowan, David R. Braun, J. Ramon Arrowsmith, Kaye E. Reed. Early Homo at 2.8 Ma from Ledi-Geraru, Afar, Ethiopia.Science, 2015 DOI: 10.1126/science.aaa134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