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년간 과학자들은 수천개의 외계 행성들을 발견했습니다. 우리 우주에는 과거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다양한 외계 행성들이 존재했는데, 그 중에서도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 태양계 같은 형태는 그렇게 흔한 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아직 관측 기술의 한계로 인해서 특정한 형태 (즉, 크기가 크고 모항성에서 가까운 외계 행성)의 외계 행성만 많이 관측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 태양계는 다소 독특한 모양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태양 근처에는 작은 행성 밖에 없고 큰 행성들은 모두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행성 생성모델을 고려하면 태양에서 가까운 위치에 큰 행성이 생기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중력에 이끌려 들어온 가스와 먼지가 많기 때문이죠. 외계 행성에서 흔히 보는 뜨거운 목성형 행성이 그런 경우인데, 이들은 목성보다 더 크고 수성보다 자신의 모항성에 더 가까이 존재합니다. 이런 행성이 쉽게발견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원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목성형 행성이 태양 근처에 있고 지구를 비롯한 내행성들은 멀리 있는게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그 반대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많은 과학자들이 이를 설명하기 위한 가설들을 내놓았는 데, 이 가설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태양계의 거대 행성인 목성입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행성과학자 콘스탄틴 바티진(Konstantin Batygin, a Caltech planetary scientist)과 그레고리 래플린(Gregory Laughlin of UC Santa Cruz)은 미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은 태양계 초기에 목성이 태양 근방의 슈퍼 지구들을 모두 파괴했다는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우리 태양계는 초기에 수십개의 작은 행성들이 존재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들이 충돌과 합체를 통해서 현재의 태양계의 모습의 갖춰졌는 데, 그 중에서 목성은 다소 독특한 경로를 거친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학자들은 목성이 아마도 태양 근방에서 형성되었다가 외부 궤도로 이동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목성을 외부로 이끈 힘은 아마도 토성일 것으로 생각되고 있는데, 그 이전에 목성은 지금보다 훨씬 안쪽 궤도를 돌면서 물질을 흡수하고 다른 미행성들을 파괴시켰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하면 아마도 목성은 태양계 생성 초기에 주변 물질을 흡수하면서 처음에는 태양쪽으로 이동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안쪽으로의 이동 (inward migration) 은 아마도 거대 행성을 만들 수 있는 물질이나 혹은 슈퍼 지구 자체를 흡수하는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목성의 과거 궤도에 대한 시뮬레이션. This snapshot from a new simulation by Caltech and UC Santa Cruz researchers depicts a time early in the solar system's history when Jupiter likely made a grand inward migration (here, Jupiter's orbit is represented by the thick white circle at about 2.5 AU). As it moved inward, Jupiter picked up primitive planetary building blocks, or planetesimals, and drove them into eccentric orbits (turquoise) that overlapped the unperturbed part of the planetary disk (yellow), setting off a cascade of collisions that would have ushered any interior planets into the sun. Credit: K. Batygin/Caltech )
어느 쪽이든 간에 결국 목성이 안쪽 궤도를 휩쓸고 지나 간 후 남은 자리엔 작은 행성과 잔해만이 남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태양계의 내행성에는 슈퍼 지구형 행성이나 혹은 가스 거인들 대신 작은 암석형 행성들이 남게 되었다는 것이 이 가설의 골자입니다. 이들 작은 행성들은 두꺼운 가스 대신 옅은 대기를 가지고 있는 특징도 아울러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태양계 진화의 초기 단계를 규명하는 일은 타임머신이라도 있지 않은 이상 100% 자신있게 말할 순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그 비밀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아마도 우리 태양계와 같은 행성계는 그다지 흔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혹시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사실은 태양계 같은 행성계도 매우 흔한 것은 아닐까요 ? (물론 설령 드물다는 가설이 사실이라고 해도 우주에 있는 별의 숫자를 고려하면 태양계 같은 행성계는 무수히 많을 것입니다)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역시 더 강력한 망원경으로 주변 별들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단 이야기죠.
참고
Journal Reference:
- Konstantin Batygin and Greg Laughlin. Jupiter's Decisive Role in the Inner Solar System's Early Evolution. PNAS, 2015 DOI: 10.1073/pnas.142325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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