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다양성은 자연 생태계의 건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생각됩니다. 아마존 열대 우림의 한 나무에 수많은 종류의 곤충이 함께 서식하는 것은 생태학적으로 큰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곤충학자들은 보통 상식으로는 예상하기 힘든 지역에서 한꺼번에 30 종의 신종 파리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번에 이렇게 많은 신종을 보고하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지만 더 흔하지 않은 것은 이 신종들이 모두 LA 도시지역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새로 발견된 신종 파리들 Six of the 30 new fly species discovered in Los Angeles by the Natural History Museum of Los Angeles County's BioSCAN project. All these are flies in the family Phoridae, genus Megaselia, and were named to honor the collecting site hosts where the new species were found. From left to right, these specimens are: Megaselia mikejohnsoni, M. creasoni, M. francoae, M. donahuei, M. lombardorum, and M. rodriguezorum. Credit: Phyllis Sun )
(동영상 1 )
(동영상 2)
LA 에 있는 국립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of Los Angeles County (NHM))의 곤충학자인 에밀리 하톱(Emily Hartop, an entomologist at NHM)과 그의 동료들은 벼룩 파리과(Phoridae)에 속하는 Megaselia 속의 파리 30 종을 LA의 도심 지역에서 발견했습니다.
이들은 LA의 가정집 등에 곤충 포획 장치를 설치하고 여기에 걸린 운없는 파리들을 조사해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보통 신종 곤충을 찾는다고 하면 아마존 열대 우림을 헤치고 지나가는 곤충학자들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사는 장소에서 이렇게 많은 신종을 발견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등잔 밑이 어두웠던 셈입니다. 더 놀라운 일은 이들이 수집한 벼룩 파리과의 곤충은 무려 10,000 여 종에 달했으며 이 중 신종이 30 종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사 기간은 불과 3 개월이었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말이 안되는 것 같은 이 도심 생물 다양성 연구 프로젝트는 BioSCAN (Biodiversity Science: City and Nature) 프로젝트 입니다. 분명 도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인간 이외의 생물은 사실 살기 적합한 장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불행하게도 도시에는 인간 보다 더 많은 개체수를 자랑하는 생명체들이 존재합니다. 바로 인간과 함께 사는 곤충 - 바퀴벌레, 파리, 개미 등 - 들이 그들이죠.
LA 의 넓은 도시 지역은 파리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와 더불어 절대 공급이 멈추지 않는 식량원 - 그냥 음식이든지 아니면 음식물 쓰레기든지 - 이 있는 장소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파리들이 다양하게 적응 방산한다는 것은 어쩌면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다만 도시화 된지 100여년 만에 이렇게 다양한 종이 번성하고 있다는 것은 약간 놀라울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파리가 각 세대가 짧다고 해도 (100년 이면 이미 수백 세대가 흐른 후겠죠) 이렇게 높은 다양성은 의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곤충학 부분 큐레이터이자 BioSCAN 프로젝트 책임자인 브라이언 브라운 박사(Dr. Brian Brown, Curator of Entomology at NHM)는 '30 종의 신종이 고도로 도시화 된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정말 놀라운 일(30 new species from a heavily urbanized area is really astounding)'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LA 가 아니라 코스타리카 열대 우림에서나 가능하다고 믿어질만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연구 결과가 곤충학자들에게는 생물 다양성의 놀라운 증거이자 생명의 경이일진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경악할 만한 소식이죠. 대부분의 파리는 보기 흉한 것 이외에는 무해하겠지만, 일부는 질병을 옮기는 벡터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보건 당국에게도 좋은 뉴스라곤 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 연구는 저널 Zootaxa에 실렸습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