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탄소 순환에서 식물, 특히 열대우림이 차지하는 역할은 중요합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의 기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식물의 광합성 활동은 이를 가능한 일정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으면 이산화탄소 비료 효과 (CO2 fertilization effect (CFE))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즉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비료가 있는 것처럼 식물은 더 활발하게 광합성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면 광합성이 더 활발해지면서 식물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탄소 흡수(carbon sink) 과정이 일어나고 반대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내려간다면 다른 조건이 충분해도 광합성이 덜 일어나면서 이산화탄소 흡수 정도가 낮아질 것입니다. 이는 넓게 보면 자연적인 피드백을 통한 이산화탄소 농도 조절 기능입니다.
최근 200년 사이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에서 400ppm 까지 크게 증가했고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 비료 효과 역시 증가해서 식물들이 이전 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 같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이전에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리드 대학(University of Leeds)의 연구팀이 이끄는 대규모 과학자 팀 (거의 100명에 가까운 과학자들이 참여)이 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 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은 사실 감소하고 있으며, 이제는 남미 대륙에서 발생하는 화석 연료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보다도 더 작아졌다고 합니다.
(아마존 열대 우림. Increasing lianas may be one reason for the observed increase in tree death. Credit: Yadvinder Mahli)
연구의 리더인 리드 대학의 로엘 브리넌 박사(Dr Roel Brienen, from the School of Geography at the University of Leeds)에 의하면 1980년대 중반과 비교해서 아마존 열대 우림의 나무가 죽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고 합니다. 1990년대 이후 아마존 열대 우림은 20억톤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왔지만 이산화탄소 비료효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점차 나무가 죽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이것이 모두 인간이 벌목과 목축을 더 많이해서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리드 대학의 올리버 필립스 교수(Professor Oliver Phillips)에 의하면 식물들이 더 빨리 자라는 만큼 더 빨리 죽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최근 아마존을 덮친 가뭄 역시 식물이 빨리 죽는데 영향을 미치거나 광합성을 적게 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가뭄은 아마도 기후 변화와 연관성이 있어 보입니다. 여기에 덩굴 식물 같은 식생의 변화 역시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해보면 아마존 열대 우림을 비롯한 식물들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그 능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열대 우림을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얼마 안되는 돈을 벌고자 화전을 일구거나 아무 생각없이 숲을 태워서 목초지를 만드는 것은 오히려 전체로 보면 더 손해보는 일이라는 것이죠.
보다 효과적인 열대 우림 보호와 개발을 위해서는 브라질을 비롯한 당사국 정부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며, 결국 국제 공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Nature, 10.1038/nature14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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