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가장 작은 세포의 모습 관찰하기



​ 생명체가 어디까지 작아질 수 있는지는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아마도 DNA나 RNA를 가진 가장 작은 유기체는 바이러스겠지만, 이 바이러스는 스스로 증식과 대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유전정보와 단백질의 조합으로써 생명체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애매한 녀석들입니다. 아마도 다른 박테리아에 기생을 하던 작은 박테리아가 극단적으로 진화한 모습이라고 생각되고 있죠.

 바이러스보다 생물체의 정의에 더 가까운 박테리아들 가운데서도 매우 단순한 녀석들이 존재합니다. 극도로 작은 크기를 가진 박테리아는 아마도 가장 작은 생물체의 정의에 가장 부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 에너지부 산하의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이하 버클리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Cryo-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를 이용해서 DNA 를 가진 가장 작은 세균들을 상세하게 연구했습니다. 사진에 담긴 이들의 모습은 작은 크기만큼이나 단순하지만 생명체가 어디까지 작아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버클리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설명했습니다.

(전자 현미경으로 본 초미세 박테리아. 하단의 스케일바는 100 나노미터 길이. This cryo-electron tomography image reveals the internal structure of an ultra-small bacteria cell like never before. The cell has a very dense interior compartment and a complex cell wall. The darker spots at each end of the cell are most likely ribosomes. The image was obtained from a 3-D reconstruction. The scale bar is 100 nanometers. Credit: Berkeley Lab )
  이 박테리아들은 부피가 0.09 입방 미크론(micron)에 불과해 만약 대장균 (E. coli ) 안에 밀어넣는다면 150개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으며, 사람 머리카락 끝 위에 올려놓는다면 15만 마리가 같이 서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박테리아들은 지하수에서 세균 필터로도 걸러지지 않을 만큼 작은 것들로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연구를 수행한 질 밴필드 교수(Jill Banfield, a Senior Faculty Scientist in Berkeley Lab's Earth Sciences Division and a UC Berkeley professor)에 의하면 이런 초미세 박테리아들이 자연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실 우리는 이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역시 전자 현미경으로 본 초미세 박테리아. 주변에 털 같은 구조가 보임. 스케일바 크기는 100 나노미터 A lifeline to other cells? Cryo-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captured numerous hairlike appendages radiating from the surface of this ultra-small bacteria cell. The scientists theorize the pili-like structures enable the cell to connect with other microbes and obtain life-giving resources. The scale bar is 100 nanometers. Credit: Berkeley Lab) 
 이번 연구에서는 콜로라도의 지하수를 필터로 거른 후, 이를 -272℃로 급속 냉동시켜 버클리 연구소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 샘플을 전자 현미경으로 찍어 2D 및 3D 이미지를 얻어낸 것입니다. WWE3, OP11, OD1 phyla   에 속하는 이 미생물들은 현재까지 절반 이상의 유전자의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것들로써  이번 연구에서는 이들의 미세 형태는 물론 유전자에 대한 정보까지 같이 조사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작은 박테리아라면 거의 가장 큰 바이러스보다 더 작은 셈인데, 이렇게 작은 생명체가 가능하다는 것도 신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습니다.
 참고
 
Nature Communications 6, Article number: 6372 DOI: 10.1038/ncomms737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인슐린 주사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된다?

   당뇨병은 관리가 까다로운 만성 질병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더 관리가 어렵습니다. 하루에 주사를 몇 번씩 맞아야 하면 찌르는 것도 고통이고 실수로 건너뛰거나 용량을 실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투여 방법과 인슐린 제제를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2상 임상 시험을 마친 노보 노디스크 ( Novo Nordisk )의 인슐린 아이코덱 ( icodec )은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장시간 인슐린 제제입니다. 아이코덱은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막는 변형 인슐린 분자로 혈액에서 알부민과 결합해 서서히 분리되기 때문에 한 번 주사로도 일주일이나 효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장시간 작용하는 인슐린 제제의 경우 환자의 식사나 운동 같은 상황 변화에 인슐린 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2상 임상시험에서는 247명의 당뇨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실험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코덱을 투여받고 매일 위약을 투여받았습니다. 그리고 대조군은 반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위약을 투여받고 하루에 한 번씩 장시간 인슐린 제제인 란투스 (Lantus, glargine) 100U을 투여받았습니다.   26주에 걸친 임상 실험 결과 하루에 한 번 란투스를 투여받은 그룹이나 일주일에 한 번 아이코덱을 투여받은 그룹에서 특별한 합병증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혈당 조절의 지표인 당화 혈색소 (HbA1c) 농도 역시 아이코덱 그룹에서 1.33% 감소한 반면 란투스 그룹에서 1.15% 정도 감소해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한 번 투여하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실수로 두 번 투여하거나 건너 뛸 위험성이 적을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 New England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