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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약물 치료 ?





 살 빼는 약도 있을까 ? 여기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 입니다. 하지만 흔히 인터넷에서 광고하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그런 건강 보조 식품들은 아닙니다. 실제 의학적으로 효과가 인정되고 의사가 처방하는 약 가운데 비만 치료제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비만은 약물로 치료하는 병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식이 요법이 가장 주가 되고 생활 습관 교정 및 운동 요법이 더 중요한 치료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약물치료는 지금까지는 보조적인 요법이며 모두 그에 상응되는 부작용을 감안해서 치료의 효과가 부작용 보다 크다고 생각될 때 처방하게 됩니다. 


 20 세기 와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식량 사정이 전례없이 호전되므로써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비만이 심각한 보건 문제는 물론 사회문제로까지 부각되었습니다. 비만으로 인해 사회 생활에 어려움은 물론 더 중요하게는 각종 심혈관 질환, 당뇨, 이상 지혈증, 골관절염, 고혈압 등의 위험인자로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만은 질병으로 볼 수 있으며 적극적인 치료를 요하게 됩니다. 


 현재의 선진국 국민들은 너무나 쉽게 고칼로리 식품을 구할 수 있는 반면 육체 노동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점차 비만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의 신체는 오랜 진화의 과정에서 식량 부족에 대비하도록 진화압을 받았으며 이는 사실 모든 생명체가 마찬가지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남는 영양분은 지방으로 비축해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나 이 때문에 일단 체중이 어느 정도로 증가하면 이를 줄이기가 쉽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분명히 개인차가 존재하며 누구는 비만이 되고 아니고의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됩니다. 여기서는 이에 대한 이야기는 줄이고 비만의 약물 치료가 어떤 것인지를 간단히 소개해 봅니다.


 일단 비만의 초기 치료는 식사요법 및 운동, 행동 요법입니다. 이런 시도들이 3- 6 개월 이상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경우 (즉 적어도 10% 수준의 체중 감량이나 혹은 1주에 0.5 kg 체중 감량) 약물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이런 시도를 하기 전에 중요하게 생각할 점은 항상 치료에 의한 건강상의 이득이 그 부작용보다 현저히 커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사실은 체중이 정상이거나 오히려 마른 편인데도 더 날씬해 지기 위해 체중을 줄이는 일은 가급적 없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과도한 체중 감량으로 인해 약물 부작용을 제외하고도 여러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약물 치료의 적응증이란 체질량지수 (BMI) 가 적어도 30 kg/㎡ 이상이거나 혹은 비만과 연관되어 더 나쁜 결과가 예상되는 질환이나 합병증 - 예를 들어 심혈관계 질환,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수면 무호흡 증 - 이 존재하는 경우엔 체질량지수가 27 kg/㎡ 이상인 경우 약물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체질량 지수를 그대로 아시아 인에 적용하면 다소 높기 때문에 대한 비만 학회에서는 체질량 지수 25 kg/㎡ 이상, 혹은 합병증이 존재하면서 23 kg/㎡ 이상인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클 것으로 예상되거나 안정성이 확립되지 않은 12세 미만 소아, 신장 장애, 간장애, 정신 질환, 임산부, 수유부, 뇌졸증, 심근 경색증 환자에서는 약물 치료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초창기 비만의 약물 치료에 널리 사용된 약은 1973 년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Fenfluramine (3-trifluoromethyl-N-ethylamphetamine  상품명 : Pondimin, Ponderax, Adifax ) 입니다. 이 약은 세로토닌 분비에 작용하는 약물로 식욕을 억제시키며 단독 혹은 Phentermine 과 병합해서 사용하였으나 심혈관계 질환 및 폐동맥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1997 년 퇴출되었습니다.


 이것과 비슷하게 시장에서 퇴출된 약물은 Sibutramine 으로 역시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과 norepinephrine 의 재흡수 억제를 통해 식욕 억제를 일으킵니다. 본래는 장기간 사용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많이 사용되다가 역시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음이 알려져 2010 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시장에서 퇴출되었습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부작용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부작용이 있으면서 다른 대체 가능한 약이 있을 경우 굳이 이 약을 사용할 이유가 없으므로 시장에서 퇴출되게 됩니다. 사실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으며 임상 시험에서 어느 정도 안정선을 확보해서 시장에서 팔리는 약이라도 사후에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통해 중대한 부작용이 의심되면 퇴출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이 부작용이 약을 퇴출 시킬 만한 것인지 아니면 주의해서 사용하면 될 것인지는 부작용의 빈도와 종류, 그리고 대체 가능한 약물에 존재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비만 치료제를 남용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한 것입니다. 


 작년까지 유일하게 FDA 로 부터 장기간 사용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받은 비만 치료제는 올리스타트 (Orlistat, 상품명 Xenical / Alli 등) 였습니다. 로슈 (Roche) 에서 개발한 올리스타트는 Tetrahydrolipstatin 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었으며 pancreatic lipases 라는 효소의 자연적인 억제제인 lipstatin (Streptomyces toxytricini  에서 분리해냄) 에서 개발된 것입니다. 



(올리스타트, 상품명 제니칼.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James Heilman, MD ) 


 이 약물의 작용 기전은 트리아실글리세롤 (Triacyglycerol) 및 인지질의 가수 분해를 촉매하는 효소 lipoprotein lipase (LPL) 의 하나인 pancreatic lipase 와 공유 결합을 통해 그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약물을 섭취하면 지방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져 흡수가 줄어들고 그 결과 체중이 감소하는 원리입니다. 


 올리스타트는 체내로는 거의 흡수되지 않으며 경구로 복용 후 대변으로 대부분 배설됩니다. 이 약은 위장관 내에서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은 식사와 함께 복용하거나 혹은 식후 1 시간 이내로는 복용을 해야 합니다. 또 식사를 거르는 경우 약을 복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약은 장기적으로 사용했을 때 비만의 체중 조절은 물론 내당능 장애 (IGT) 가 있는 환자에서 제 2형 당뇨병의 발생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올리스타트의 메타 분석에서 위약과 비교시 5% 이상 체중 감소 반응군은 54% 대 33%, 10% 이상 반응군은 26% 대 14% 로 올리스타트군이 위약군과 비교시 의미있게 높았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다만 올리스타트를 사용해도 체중이 의미있게 감소하지 않은 비만 환자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 약 먹고 모든 환자가 체중이 감소해 정상이 되면 지금 비만 환자가 없겠죠. 그러나 반응하는 환자에서는 장기간 사용시 의미있게 체중을 감소시킨 몇 안되는 약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덕분에 해외에서는 꽤 처방이 되었던 약물입니다. 특히 제 2 형 당뇨로의 진행을 억제하는 점은 아주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혈압 감소 및 콜레스테롤 감소와 당뇨 환자에서 혈당 개선 등 비만과 지질 섭취가 개선되므로써 얻는 이득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약이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약이 가지는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지방변을 보는 것으로써 한마디로 지방이 대변으로 나오면서 이와 동시에 위장관계 불편감을 호소하게 됩니다. 대개 이 약을 중단하게 되는 것은 이와 같은 부작용 때문입니다. 대개의 환자에서는 적응되면 어느 정도 불편감을 참을 수 있기는 합니다.


 이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지방의 섭취를 열량의 30% 이내로 조절해야 하며 지나치게 기름진 식사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작용의 정도는 지방 섭취에 비래해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죠. 또 여러가지 지용성 비타민 및 베타 카로틴 등의 부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비타민 제제를 적절히 같이 복용해야 합니다. 단 같이 복용해서는 안되며 비타민 제는 약물 복용 후 2시간 이후에 복용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물론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이 같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식사를 적게 하고 간식이나 군것질을 자주 하게 되면 당연히 약의 효과는 반감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가능하면 정해진 시간에 약과 함께 식사를 하고 그외에는 열량 섭취를 하지 말아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비만 환자에서 이걸 조절하기가 쉽지 않죠.


 따라서 모든 환자에서 효과를 보지는 못합니다.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는 생활 습관을 다시 교정해야 합니다. 효과를 보는 경우 2 년간 9 - 10% 정도의 체중 감소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단점도 같이 존재합니다. 복용 중단 후 상당수 환자는 체중이 다시 증가합니다.        


 올리스타트는 편하게 먹기만 하면 살을 빼는 약은 아닙니다. 사실 그런 약은 없습니다. 그런게 있으면 그걸 FDA 에서 승인을 받아 연간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겠죠. 올리스타트를 판매한 로슈도 수억 달러의 개발비가 들었겠지만 투자비를 훨씬 뛰어넘는 수익을 올렸을 것입니다. 


 사실 먹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고 광고하는 약들 - 엄밀히 말해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약 (drug) 이 아니라 건강 보조 식품 - 은 많지만 대개 단기적으로만 체중 감소를 불러오고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는 게 대부분입니다. 아니라면 지금 현재 우리 주변에서 비만 환자를 볼 수 없겠죠.


 한편 2007 년 FDA 는 이 약의 저용량 제제를 over-the-counter drug (일반 의약품, 의사의 처방전 없이 슈퍼에서 살 수 있는 약) 으로 판매를 승인했습니다. 사실 부작용이 그렇게 없는 약도 아닌데 (위에서 설명한 것은 대표적인 부작용) 왜 그랬을까요 ?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미국의 비만 문제의 심각성이 올리스타트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보다 더 크다고 생각될 만큼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미국은 의료비가 비싸서 한국과는 달리 의사 한번 보려면 비싼 의료 보험에 가입해 있던지 아니면 많은 돈을 내고 비보험 진료를 봐야 합니다. 따라서 형편이 넉넉치 않은 비만인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이런 극약 처방을 내린 셈입니다. 




 또 FDA 는 2012 년에 연거푸 2개의 신약을 비만의 장기 치료 목적으로 - 비만 자체가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당연히 장기적인 효과가 있어야 함. 단기적으로 설사나 혹은 이뇨를 촉진해서 살을 빼기는 쉽지만 대개 곧 원상 복귀됨 -  승인했습니다. 그 두 약은 Lorcaserin (Belviq) 과 Phentermine/topiramate (Qsymia) 입니다. 아마도 미국인의 상당수가 비만으로 이의 치료가 매우 시급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 두 약들은 기전은 올리스타트와 다릅니다. 로카세린 (Lorcaserin) 의 경우 selective 5-HT2C Receptor agonist 로 역시 세로토닌 계통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합니다. 사실 이 약은 2010 년 안전성 문제로 FDA 에서 승인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수천만 달러를 쏟아 부은 약을 포기하기 힘들었던 제약사에서 다시 재실험후 재승인을 받아 통과한 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비만 치료제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클 뿐 아니라 사실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 보다 엄청난 수의 비만환자 치료가 더 시급한 보건상의 문제라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Phentermine/topiramate (Qsymia) 는 이름처럼 두가지가 복합된 약으로 Phentermine 의 경우 식욕을 억제시키는 암페타민 계열 약이고 Topiramate 는 본래 항경련제 (anticonvulsant) 로 사용해왔는데 체중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있어 (사실 부작용이 더 중요한 치료 작용이 되는 약물들이 많습니다) 비만 치료제로 새로 승인을 받은 것입니다. 


 여기서는 길게 설명하지 않겠지만 이 약들 역시 앞서 설명한 올리스타트 만큼 부작용이 있으며 사실 사용 경험으로 봐서는 올리스타트가 장기간 사용에서 제일 안전한 축에 속한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적용 대상 역시 위에서 설명한 것과 대동 소이합니다. 기타 승인은 받지 않았는데 비만 치료용을 사용되는 약들은 생략하겠습니다. 


 아무튼 비만은 치료하기 꽤 까다로운 질환입니다. 일단 한번 비만이 되면 이를 유지하고자 하는 항상성이 생기는데다 우리의 생활 환경이 쉽게 비만을 만들기 때문에 치료가 만만치 않습니다. 따라서 일부 허무 맹랑한 광고처럼 간단하게 체중을 조절하는 방법은 없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꾸준한 치료를 하는 것이 장기적인 비만 치료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비만의 기본 치료는 약물이 아니라 식이 요법 및 운동 요법, 생활 습관 교정이며 약물 요법을 하더라도 반드시 이와 같이 병행해야 함을 이해해야 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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