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미국 재정 적자로 인한 군비 축소 (5)








 4. 미국의 군축과 미국 패권의 미래 


 만약 미국이 다른 외부적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실제로는 앞서 언급한 것 보다 더 대규모의 군축을 해야할 만큼 현재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상태는 좋지 않습니다. 작년에만 1조 5900 억 달러라는 정말 생각하기 힘든 규모의 재정적자 (한화로 1700 조원이라는 적자가 발생) 가 발생한 만큼 이를 방치할 경우 연방 정부 디폴트라는 이전에는 생각하기 힘든 경우도 불가능하 하진 않은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10 년간 국방 예산을 4870 억 달러 정도 감축하려는 시도는 사실 충분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미 이전에 삭감된 예산도 존재해서 총 삭감 규모는 10 년간 1 조 달러에 달할 수도 있음) 아마도 실제 삭감액 규모는 그 때가 되봐야 알 수 있을 만큼 유동적인 부분이 많으며 지금은 일단 살아남은 일부 사업들이 나중엔 충분히 취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이글을 쓰는 시점 (2012 년 5월) 에서 2013 년 회계 년도의 미국의 국방예산 규모는 2012 년보다 9% 감소한 6130 억 달러 규모입니다. 여기엔 기본 예산 5250 억 달러와 아프간 전비 등 880 억 달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9.11 테러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국방 예산이 대폭 감소하게 되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병력도 감축되게 되어 2017 년까지 육군 병력이 55.2 만에서 49 만명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사실 9.11 테러 직전과 비슷한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병대 역시 20.2 만명에서 18.2 만명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확정된 바가 없기는 하지만 미국의 국방예산 규모는 현재의 7000 억 달러 규모에서 2015 년에는 5725 억 달러 규모까지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일부에서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의 국방 예산 증가폭은 상당한 수준으로 2015 년경에는 아마도 2000 억 달러를 넘게 될 것이라는 추정이 존재합니다. 다만 이는 실제 그 때가 되야 정확하게 알수 있을 것입니다. 



 (스톡홀름 국제 평화 연구소에서 추정한 2011 년 국방 예산  from wiki   ) 


     
 2011 년까지는 미국의 국방예산이 다른 기타 국가들의 예산을 압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5 년에는 그 비중에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이전처럼 전세계 국방예산의 40% 이상을 점유하진 못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대신 상대적으로 중국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군사 전문가들이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향후 2020 년까지 미국의 군사적 패권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것으로는 내다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처럼 미국이 적극적인 해외 원정을 시도하기 보단 지난 90 년대 처럼 소극적인 태도로 나올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과연 10 년 이후에도 미국의 군사적 패권이 지금처럼 유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점점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연관해서 아마도 중국등의 신흥 국가들의 성장을 무시할 수 없기에 미래에 미국 연방 정부 재정이 안정된다면 다시 국방비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 역시 다른 부분 - 사회 보장, 의료 보장 등  - 에서 지출이 계속 증가하면서 노령화가 진행 중이라 미래에 대폭적으로 국방 예산 지출을 늘리는 것은 파국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아마도 미래에는 GDP 대비 4% 이상 국방비 지출은 전쟁 상황에서만 가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미국의 군사적 패권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는 역시 중국이 거론될 수 있는데 북한과의 관계라든가 최근의 이어도를 둘러싼 갈등, 그리고 황해의 경제 수역에서의 갈등 상황을 고려하면 우리 역시 이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저 멀리 미국은 우리의 경제 수역에 아무 관심이 없지만 중국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이 최근 겪는 스카보러 분쟁 ( http://blog.naver.com/jjy0501/100157807673  참조) 이 왠지 남의 일만이 아닌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미래에는 지금 같은 고도 성장이 가능할지 다소 의문시 되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노령화라는 추세는 중국역시 피할 수가 없는데 특히 중국은 1가구 1 자녀 정책으로 인해 노령화 속도가 타국에 비해 아주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2011 년말 현재 중국에는 유럽 전체 노인인구를 뛰어넘는 1억2300만명의 65세 이상 노인이 있으며 그 비중이 2026 년에는 14% 에 이르러 세계 최대 노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인민 일보가 정부통계를 인용해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가 노인 인구 비중이 7% 에서 14% 까지 늘어나는데는 100 년이 걸렸지만 중국은 25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출산율이 더 낮아질 것을 생각하면 미래 중국은 일본이나 한국 같이 심각한 저출산 노령화 문제를 겪을 것이며 경제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더불어 원자재 가격의 상승 및 자원 고갈 문제 (예를들어 중국의 석탄 매장량이 세계 2위지만 지금수준으로 채굴하면 35 년 밖에 채굴이 불가능 ), 수출 주도의 경제 성장을 해왔는데 선진국 시장의 정체로 더 이상의 급격한 수출 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은 미래 중국도 국방비가 아주 대폭적으로 증가하는 일은 전시 상황에서나 가능할 것임을 짐작하게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점을 생각해도 결국 미국과 중국의 국방비 차이는 상당히 줄어들 것임이 확실해 보입니다. 과연 미래에 미국의 군사적 패권에 어떤 변화가 올지 상당히 관심이 가는 이유는 우리도 이 여파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소련과 미국과는 달리 중국과 미국은 서로가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아주 밀접하게 연관이 있어 갈등 국면에 있다가도 곧 화해하는 등 신냉전이라고 불릴 만한 대립관계를 이루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갈등 관계가 심화되는 경우 남북이 분단되어있는 우리로써는 잘못하면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최악의 경우만 생각할 순 없겠지만 미래에 가능성이 없다곤 말할 수 없겠죠.  


 따라서 미국의 연방 정부 재정위기 및 군축이 남의 이야기가 절대 아닌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이런 변화에 주목해야 할 만한 이유는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면서 글을 마무리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연재 포스트에서 언급한 사업 및 액수는 항상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2012 년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는 지, 그리고 향후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따라 미국의 국방 예산 규모는 꽤 유동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