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eth of Iguanodon weren't as adapted for chewing, and formed much more slowly, than those of their later relatives.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By the end of the Late Cretaceous, Hadrosaurs had rows of tightly packed teeth which were worn through rapidly as they ate tough plants. Credit: Attila Ősi)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공룡의 모습은 상당히 정적입니다. 예를 들어 티라노사우루스나 트리케라톱스 같은 공룡은 백악기 거의 마지막 순간에 등장한 공룡이지만, 영화나 대중 매체의 영향으로 이들이 중생대 내내 존재했던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하지만 오랜 중생대를 거치면서 공룡은 끊임없이 진화해 환경에 적응했습니다.
사실 겉보기에는 특별히 변한 게 없어 보이는 초식공룡 역시 내부적으로는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백악기 후기로 갈수록 초식공룡은 자연계에 흔하지만, 쉽게 먹고 소화시킬 수 없는 거친 식물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특히 백악기 말에 등장한 하드로사우루스류 공룡은 식물 먹는 기계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크게 진화한 공룡입니다.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의 아틸라 외시 박사 (Dr. Attila Ősi from Eötvös Loránd University)가 이끄는 연구팀은 잘 보존된 조각류 (ornithopods) 두개골 및 이빨 화석을 토대로 이들이 백악기에 어떻게 진화했는지 조사했습니다.
우리에게 오리주둥이 공룡과 이구아노돈으로 잘 알려진 조각류 초식 공룡은 백악기 초기에는 사실 거친 식물을 갈아먹지 못했슺니다. 사실 초기 멤버인 이구아노돈의 경우 단순한 이빨 구조를 지니고 있고 부드러운 식물이나 과일 등을 먹었기 때문에 이빨의 수명이 200일 정도였습니다.
반면 백악기 후기 등장한 하드로사우루스류는 이빨 수명이 50일에 불과했으며 새로운 이빨이 대기하고 있다가 자라나 빠진 이빨을 보충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런 구조는 평생 이빨이 새로 나는 상어나 파충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후기에 등장한 초식 공룡은 아래 위로 맞물리는 이빨을 서로 갈아서 더 날카롭게 만들었으며 턱을 좌우나 앞뒤로 움직여 더 거친 식물도 갈아버리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또 촘촘하게 맞물린 이빨 덕분에 식물을 위에 올리고 갈아내는 능력도 탁월했습니다. (사진)
이들은 현대의 양이나 소 같은 식물 가는 기계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백악기 전기에 등장한 초보 초식공룡인 이구아노돈의 이빨은 초식보다는 잡식 동물 같지만, 후기에 등장한 하드로사우루스의 이빨 (사진 비교)은 완벽한 초식동물이었습니다.
조각류 공룡은 여러 계통으로 진화했는데, 연구팀에 따르면 1억 1천만 년 전부터 이런 식의 진화가 비슷하게 진화해 궁극의 식물 먹는 기계로 진화하게 됩니다. 이들이 이렇게 진화한 배경 중 하나로 더 거친 속씨 식물의 진화를 의심한 과학자들도 있지만, 연규팀은 이 시기에도 사실 속씨 식물이 주류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는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속씨 식물 같이 먹기 힘든 식물이 진화한 것이 공룡 멸종의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이는 대형 초식 동물인 공룡의 진화 능력을 간과한 것입니다. 이들은 아무리 거친 식물도 소화시킬 수 있었고 덕분에 티라노사우루스 처럼 백악기 후기에 등장한 대형 수각류 공룡도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개체 수가 많았습니다.
만약 소행성 충돌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환경에 잘 적응했던 공룡이 그렇게 쉽게 멸종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8-dinosaurs-evolved-backup-teeth-tough.html
Attila Ősi et al, Trophic evolution in ornithopod dinosaurs revealed by dental wear, Nature Communications (2024). DOI: 10.1038/s41467-024-516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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