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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2천만 년 전 아프리카와 남미를 걸어서 이동한 공룡

 



(Two representative theropod tracks from the Koum Basin in northern Cameroon. Credit: SMU)




(Theropod footprint from Sousa Basin, Lower Cretaceous of northeastern Brazil. Credit: Ismar de Souza Carvalho)




(A long ornithopod trackway at Passagem das Pedra, Sousa Basin preserved in floodplain deposits of Lower Cretaceous. Credit: Ismar de Souza Carvalho)

1912년 독일의 기상학자인 알프레드 베게너는 대륙 움직인다는 대륙이동설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그 근거로 화석과 지층이 남미와 아프리카 대륙에서 서로 연결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브라질 해안과 나이지리아 아래의 아프리카 해안이 잘 들어맞는 모양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베게너는 과거 대서양이 없었고 대신 그 자리에 대륙들이 뭉쳐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초대륙에 판게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당시에는 큰 지지를 얻지 못했으나 이후 지구 지각의 판구조와 이동이 실제로 관측되면서 이제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 (Southern methodist university)의 고생물학자인 루이스 야콥스 Louis L. Jacobs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 팀은 브라질과 카메룬에서 당시 갈라지기 직전인 두 대륙 사이를 오간 공룡 발자국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백악기 초 판게아는 이미 갈라진 상태로 아프리카와 남미 대륙은 곤드와나라는 초대륙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곤드와나 역시 1억 4000만년 전부터 갈라지기 시작해 1억 2천만 년 전에는 좁은 길목만 남겨진 상태였습니다.

연구팀은 이 길목에 해당하는 카메룬 북부의 코움 (Koum) 분지와 브리질 북동부의 보보레마 (Borborema)에서 사실상 동일한 공룡 발자국 화석 수백개를 발견했습니다. 완전히 같은 개체인지, 아니면 그냥 같은 종인지는 모르지만, 같은 시기 같은 종류의 공룡이 남긴 발자국이 6000km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공룡 발자국의 주인공은 대부분 수각류 공룡이었지만, 일부는 네발 초식 공룡인 용각류나 두 발 초식 공룡인 조각류의 것이었습니다. 당시 이 지역은 강과 호수가 많은 습지로 식물을 먹기 위해 초식 공룡이 몰려들고 이 초식 공룡을 먹기 위해 육식 공룡이 몰려들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시기 같은 종류의 공룡이 딱 들어맞는 아프리카와 남미 해안에서 발견된 것은 대륙이동설의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알프레드 베게너가 112년 전 이 발자국 화석을 발견했다면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참고

https://phys.org/news/2024-08-dinosaur-footprints-sides-atlantic-ocea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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