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dagascan tomato frog, Dyscophus guineti, secretes glue from its skin as a way to defend itself against predator attacks. Credit: Shabnam Zaman)
개구리 가운데는 독을 이용해 뱀 같은 천적의 공갹을 피하는 종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천적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화학 물질에는 독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부 개구리들은 자신에게도 위험할 수 있는 독 대신 강력한 생체 접착제를 사용해 천적의 위험에서 벗어납니다.
접착제를 이용해서 천적을 막는다는 이야기는 좀 이상해 보이지만, 사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뱀의 경우 개구리를 한 번에 삼키기 위해 턱을 크게 벌려야 하는 데 입에 끈적한 점액이 뭍으면 입을 벌리기가 매우 어려워져 먹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개구리의 접착제는 위급한 상황에서만 분비됩니다.
벨기에 브뤼셀 자유 대학 (Vrije Universiteit Brussel)의 사브남 자만 (Shabnam Zaman)은 개구리의 생체 접착제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연구했습니다.
접착제를 분비하는 개구리들은 사실 근연 관계가 아니고 지리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접착제의 진화는 공통 조상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여러 번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이들이 모두 같은 유전자를 활용해 생체 접착제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동영상)
예를 들어 마다가스카르에 사는 토마토 개구리 (tomato frog, Dyscophus guineti)는 PRIT이라는 당단백 (glycoprotein)과 여기에 붙은 갈렉틴 galectin을 이용한 생체 접착제를 만드는 데 이미 있는 유전자의 발현을 높이는 방식으로 잡착제를 생산합니다. 그런데 다른 개구리도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역시 수렴진화의 한 가지 사례일 것입니다.
연구팀은 개구리의 생체 접착제가 인체에 무해하고 조절하기 쉬운 수술용 및 응급 지혈용 접착제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접착제는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해 달라붙는데, 이는 뱀에 물리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두 가지 물질을 결합시키는 방식 역시 특정 순간에만 접착하게 만들 수 있어 조절이 더 쉬울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용도로 개발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그건 그렇고 연구자가 스타일이 매우 독특한 분이시네요. 처음엔 전문 배우나 성우인지 알았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연구자 본인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9-independent-frog-role-predator-evasion.html
Shabnam Zaman et al, Recurrent evolution of adhesive defence systems in amphibians by parallel shifts in gene expression, Nature Communications (2024). DOI: 10.1038/s41467-024-49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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