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Illustrations: Dr Brian Choo, Flinders University, and Gavin Mouldey)
날지 못하는 새인 키위 (kiwi)는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키위가 비교적 최근에 뉴질랜드에 들어온 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반면 키위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카카포 Kākāpō는 뉴질랜드에 초창기부터 살았던 토착종으로 진짜 원주민에 가깝습니다.
켄터버리 자연사 박물관의 폴 스코필드 박사 (Canterbury Museum Senior Curator of Natural History Dr. Paul Scofield)를 포함한 국제 과학자팀은 2001년부터 발굴이 시작된 성 바탄 St Bathan의 2000만 년 전 지층에서 다수의 뉴질랜드 토착 생물 화석을 발굴했습니다.
이곳은 과거 호수가 있던 곳으로 자연스럽게 각종 동물의 사체가 호수바닥에 쌓여 화석화 됐습니다. 스코필드 박사는 2002년부터 20년 넘게 발굴 작업을 진행해 9000종에 달하는 화석을 발굴했습니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이 시기부터 뉴질랜드에 살았던 오래된 원주민이 누군지 알게 됐습니다.
뉴질랜드의 국조인 키위는 사실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코끼리 새가 가장 가까운 근연종으로 다른 종보다 좀 늦게 뉴질랜드로 날아와 다른 포식자가 없는 환경에서 날지 못하는 새로 진화했습니다.
뉴질랜드의 또 다른 날지 못하는 새인 모아 (Moa)는 이보다 훨씬 전에 도착해 이미 날지 못하는 상태로 진화했으며 몸집을 엄청나게 키워 키가 3.6m에 몸무게가 수백 kg에 달하는 대형종도 있었습니다.
한 때 생각한 것처럼 모아와 키위는 그렇게 가까운 근연 관계가 아니며 독립적으로 뉴질랜드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화석 발굴 결과를 보면 이들보다 카카포가 더 먼저 도착해 적어도 수천만년 동안 뉴질랜드에 살고 있습니다. 카카포큰 앵무새의 일종으로 유일하게 날지 못하는 앵무새입니다.
아무튼 육지와 매우 멀리 떨어져 대형 포식자가 없는 환경 덕분에 뉴질랜드에 들어온 많은 새가 날기를 포기하고 땅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들어온 시기도 서로 다르고 사실 몸집이나 생활 방식도 서로 다르지만, 모아, 키위, 카카포 모두 뉴질랜드의 독특한 생태계에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한 이민자일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9-kkp-kiwi-true-ancient-species.html
Trevor H. Worthy et al, A synopsis of the Early Miocene St Bathans Fauna from New Zealand, Geobios (2024). DOI: 10.1016/j.geobios.2024.03.002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