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se fitting clothing lets through less IR. Credit: DeBeaubien and Chandel et al.)
(Pits at the end of the mosquito's antennae shield the peg-like structures that detect thermal IR. Credit: DeBeaubien and Chandel et al.)
모기는 뎅기열, 황열, 지카 바이러스 등 각종 질병을 매년 1억 건 이상 전파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연간 40만 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어 인간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과학자들은 이를 억제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UC 산타 바바라 (Santa Barbara)의 연구팀은 말라리아를 옮기는 이집트 숲모기 (Aedes aegypt)가 인간의 체온을 먼 거리에서도 정확히 감지하는 비결을 조사했습니다.
모기는 인간의 체온, 이산화탄소, 냄새 등의 정보를 종합해 인간의 위치를 확인하고 피를 빨아먹을 수 있는 위치를 알아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모기같이 작은 생물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인 사람의 체온을 먼 거리에서 감지하는 비결은 알지 못했습니다.
일부 동물은 낮은 온도에서 나오는 적외선도 감지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 특별한 감각 기관이 필요합니다. 눈에서 빛을 감지하는 단백질인 로돕신 (rhodopsin)은 700nm 이상 파장은 감지하기 어려운데, 사람 피부에서 나오는 적외선은 9300nm로 너무 길어 열화상 카메라처럼 눈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긴 파장의 적외선을 감지하는 별도의 감각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모기의 더듬이 끝에 움푹 파인 곳에서 단서를 찾아냈습니다. (사진) 이곳에는 열에 민감한 단백질인 TRPA1이 존재합니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이 낮은 온도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닿으면서 나오는 열을 감지하는 부분일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우선 더듬이 끝을 잘라낸 모기는 열을 쉽게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TRPA1의 발현을 막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사람의 체온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TRPA1 이외에도 다른 물질이 열감지를 도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TRPA1는 70cm 이상 거리에서는 사람의 체온을 감지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추가 연구 결과 연구팀은 10가지 종류의 로돕신 단백질 중 Op1과 Op2라는 로돕신이 TRPA1을 돕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직접 적외선 파장을 감지하진 못하지만, 미세한 열에 의해 자극된 Op1과 Op2가 TRPA1을 자극해 더 먼 거리에서도 사람의 체온을 감지하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모기가 주로 감지하는 적외선 파장을 이용해 모기 덫을 만들면 이산화탄소나 냄새만 사용하는 경우보다 더 많은 모기를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적외선 파장을 차단하는 옷감으로 모기의 감지 능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모기에 대한 연구가 더 진행될수록 우리는 모기를 피하거나 박멸할 수 있는 방법을 더 많이 알게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8-mosquitoes-infrared-body-track-humans.html
Craig Montell, Thermal infrared directs host-seeking behaviour in Aedes aegypti mosquitoes, Nature (2024). DOI: 10.1038/s41586-024-07848-5. 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8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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