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imately Large Telescope. Credit: University of Texas McDonald Observatory)
천문학의 발전은 망원경의 발전과 함께 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더 강력한 망원경이 있어야 더 멀리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이를 통해서 천문학과 물리학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미 강력한 망원경이 우주와 지상에서 활약하고 있고 현재 계속해서 새로운 망원경이 건설 중이거나 발사 예정이지만, 천문학자들은 끊임없이 더 강력한 차세대 망원경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세대 거대 망원경 중 하나가 달 표면에 건설하는 초대형 망원경입니다. 텍사스 대학의 과학자들이 궁극적 거대 망원경 (Ultimately Large Telescope)이라고 명명한 이 초거대 망원경은 사실 2008년 애리조나 대학의 과학자들이 나사에 제안했던 달 액체 거울 망원경 Lunar Liquid-Mirror Telescope (LLMT) 프로젝트와 유사한 프로젝트입니다.
액체 망원경 (Liquid-Mirror)은 유리에 코팅된 금속이 아니라 액체 상태의 금속을 접시 같은 주경에서 회시켜 거울처럼 만드는 방식으로 주로는 수은이 사용됩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거대한 거울을 달 표면에서 조립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망원경의 주경은 천천히 회전하는 판 위에 뿌린 수은 같은 액체 금속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천 같은 재질 위에 얇은 금속이 균질하게만 분포하면 됩니다. 이 작업은 공기가 없고 지구보다 중력이 약하지만, 그래도 중력이 존재하는 달 표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물론 그래도 지름 100m급 주경을 지닌 액체 망원경은 이제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엄청난 기술적 도전입니다. 하지만 텍사스 대학의 연구팀은 성공한다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도 불가능한 먼 과거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로 우주 최초의 별인 종족 III (Population III)를 직접 관측하는 것입니다.
종족 III 별은 은하가 채 생기기도 전에 우주에 맨 처음 생겨난 별로 태양 질량의 100배 이상의 거대한 별이었으며 금방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사라졌습니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이 별을 관측한 적이 없지만, 이론적 연구와 간접적인 증거를 통해 그 존재를 거의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이라면 반드시 실제 관측과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해야 합니다. 달 표면에 건설할 초대형 액체 망원경이라면 이를 검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 정도 크기 망원경이 있다면 천문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많을 것입니다.
과연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액체 우주 망원경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Anna T. P. Schauer et al, The Ultimately Large Telescope—what kind of facility do we need to detect Population III stars? Astrophysics of Galaxies arXiv:2007.02946v2 , arxiv.org/abs/2007.02946
https://phys.org/news/2020-11-texas-astronomers-revive-idea-ultimatel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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