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적색육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포유류의 고기)를 많이 먹으면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어패류나 백색육 (닭, 오리 고기)에서는 볼 수 없는 암 발생률 증가는 단순히 동물성 단백질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적색육을 많이 먹으면 암이 잘 생기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는 물질은 Neu5Gc(N-acetylneuraminic acid)입니다.
이 물질은 포유류의 고기에 흔한 물질인데, 인간은 이를 생산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고기를 섭취하는 과정에서 여기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지면서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암 발생률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전 포스트는 물론 제 책인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에서 한 챕터를 할애해서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0252494738
Neu5Gc는 적색육은 물론 유제품에도 흔한 물질이라 얼마까지 섭취해야 안전한지 알기 어렵습니다. 텔 아비브 대학의 베레드 패들러-카라바니 박사 (Dr. Vered Padler-Karavani of the Department of Cell Research and Immunology at the Shmunis School of Biomedicine and Cancer Research at Tel Aviv University's George S. Wise Faculty of Life 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프랑스에서 진행된 영양 역학 연구인 NutriNet-Santé 데이터를 이용해서 섭취량 및 항체 생성 정도를 추정할 수 있는 수치를 만들었습니다.
연구팀은 19621명의 대상자에서 식이 패턴과 실제 Neu5Gc 섭취량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이 대상자들 가운데 120명을 선별해 혈중 항 Neu5Gc 항체 (anti-Neu5Gc antibodies) 농도를 실제 측정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이용해 Gcemic index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Neu5Gc 섭취량 및 항체 생성량을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연구가 당장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안전 섭취량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일반적인 한국인의 경우 Neu5Gc를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인의 육류 및 유제품 섭취량은 서구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라 고기를 주식처럼 먹지 않는 다음에야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안전한 섭취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점차 서구화 되는 우리 식생활을 생각하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0-10-molecular-link-diet-cancer.html
Salam Bashir et al, Association between Neu5Gc carbohydrate and serum antibodies against it provides the molecular link to cancer: French NutriNet-Santé study, BMC Medicine (2020). DOI: 10.1186/s12916-020-017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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