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mm 2S4 Tyulpan 자주 박격포)
(203mm 2S7 Pion 자주포)
지금은 공군 전력의 발전과 미사일/로켓탄의 발전으로 155mm 이상의 중포가 널리 사용되지 않는 추세지만, 과거에는 엄청난 크기의 자주포나 자주박격포가 실전에서 운용된 적이 있습니다. 800mm 구경 열차포나 900mm 구경 박격포 등이 그런 경우인데, 너무 큰 크기로 사실 실용성이 크게 떨어지는 무기였습니다.
그래도 200mm 이상 구경의 대구경 자주포는 지금도 간간이 사용됩니다. 미국과 그 동맹국에서 사용된 203mm (8인치) 구경의 M110 자주포는 아직도 일부 국가에서 현역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역시 구소련 시절의 유산인 203mm 2S7 Pion 자주포와 240mm 2S4 Tyulpan 자주 박격포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구소련 붕괴 이후에는 대부분 치장 물자로 돌려져 현역에서 은퇴하는 듯 했던 무기들입니다.
하지만 이 무기들은 체천 전쟁이나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내전 등에 계속해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아직은 현역으로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2017년 러시아는 현재 치장 중인 이 무기들을 다시 꺼내 현대화 작업을 통해 복귀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이는 앞서 소개드린 2S35 Koalitsiya-SV 152mm 자주포 전력화 이전에 전력 공백을 메꾸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현재도 이들 무기가 일부 현역으로 뛰기는 하지만, 실제로 운용중인 것은 10-20대 수준이며 나머지는 수십 년간 치장해 왔던 것이라 지금 다시 꺼내 쓰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수리 및 개량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마도 상태가 좋은 물건들만 임시로 꺼내 쓰고 2S35 Koalitsiya-SV가 현역으로 뛰게 되면 다시 치장물자 상태로 돌아갈 것 같지만, 어떻게 될진 두고봐야 하겠죠.
203mm 2S7 Pion (피온) 자주포는 1975년부터 양산한 대구경 자주포로 사거리는 110kg 고폭탄 사용시 30km 이상 RAPs (Rocket Assisted Projectiles) 사용시는 55km까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240mm 2S4 Tyulpan (튤판) 자주 박격포는 박격포라 사거리 자체는 길지 않아서 10km 이내입니다. 대신 포탄이 130kg입니다. 당연히 사람이 장전할 수는 없고 전용 장전 장치가 있습니다. 대구경 자주포의 표준인 120mm 보다 사거리가 엄청나게 길지는 않지만, 대신 사거리 연장탄을 사용하면 20km까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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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 피온)
(동영상 - 튤판)
이 대형 자주포들은 사실 기동전을 중요시 하는 현대전에는 다소 맞지 않은 물건입니다. 발사 준비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연사 속도도 느려 적 항공 전력에 포착되거나 보복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더구나 포탄이 크다는 것이 항상 좋은 건 아닌게 결국 자주포 내부에 적재할 수 있는 포탄의 숫자는 몇개 안되고 탄약 운반 차량에서 탄약을 실어나르는 일도 무게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요즘 개발되는 자주포 구경이 155mm를 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그 이상 자주포는 사실 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적의 공격에도 취약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대등한 전력을 가진 적을 상대할 때 이야기고 만약 변변한 대포병 전력이나 항공 전력이 없는 상대라면 꽤 무시무시한 화력을 투사할 무기임에 분명합니다. 그런 점 때문에 굳이 오래된 무기를 다시 꺼낸 것이겠죠. 서방 강대국 상대로는 사용못할 무기지만, 만만한 상대라면 이야기가 다를 것입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은 냉전 시대에 개발된 무기인 만큼 피온과 튤판 모두 핵포탄을 사용할 수 있게 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구소련 무기 답게 투박하면서도 엄청난 화력을 쏟아부을 수 있게 제작되었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남자의 무기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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