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Power9으로 다시 돌아온 IBM





(출처: IBM )


 컴퓨터 산업의 살아있는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IBM은 최근 10여년 간 내리막 길을 걸은 것이 사실입니다. PC의 원조임에도 결국 PC 부분을 레노버에 매각했고 하드디스크를 개발한 회사임에도 결국 이를 HSGT에 매각했습니다. 최근에는 x86 서버 부분 역시 레노버에 추가로 매각하고 반도체 생산 부분 역시 글로벌 파운드리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IBM은 여전히 고성능 서버 부분 및 컴퓨팅에서 강자이며 강력한 소프트웨어 파워를 지닌 회사입니다. 여전히 새로운 프로세서를 내놓고 차세대 슈퍼컴퓨터를 공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에 IBM은 Power9 프로세서를 공개했습니다. 22nm 공정에서 제조한 Power8 대비 훨씬 큰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지닌 Power9은 글로벌 파운드리의 14nm FinFET 공정으로 제조되었습니다. 


 Power9 프로세서는 24/12코어 버전이 존재하는데 각각 코어당 4/8쓰레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코어 당 쓰레드는 96쓰레드입니다. 리눅스 에코시스템은 24코어/96쓰레드, PowerVM 에코시스템은 12코어/96쓰레드로 작동합니다. 메모리는 프로세서당 4TB의 DDR4 2667을 지원하며 120GB/s의 대역폭을 지니고 있습니다. 성능은 전 세대 대비 평균 2배에 가까운 성능을 제공합니다. (위에서 마지막 그래프) 


 다이 사이즈는 695 mm²로 비슷한 시기 등장한 스카이레이크 SP 제온 (30코어)와 비슷한 크기입니다. 트랜지스터 집적도 역시 거의 유사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직 스카이레이크 SP의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아 비교는 어렵습니다. 


 Power9은 IBM의 서버는 물론이고 앞서 소개드린 것처럼 엔비디아의 볼타와 함께 미국의 차세대 슈퍼컴퓨터에 탑재될 것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0744878825) 22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볼타 GPU가 병렬 연산을 담당하고 Power9가 빠른 순차 연산을 담당하는 구조가 될 것입니다. 슈퍼컴 세계 1위의 자존심을 되찾아올지가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크고 거대한 다이를 보면 IBM이 아직 컴퓨터 업계에서 살아있음을 다시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IBM이 여러 부분을 매각한 것은 결국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공룡의 처절한 몸부림이었을 것입니다. 100년 기업을 넘어 200년 IT 기업이 될 수 있기 위해서는 사실 그보다 더한 변화도 주저할 이유가 없겠죠. 인공지능처럼 현재 IBM이 특히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도 존재합니다. 


 앞으로 IBM이 새로운 혁신적인 프로세서를 들고나오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