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University of Oxford)
지금으로부터 대략 5억년 전인 캄브리아기에는 갑작스럽게 다세포 동물이 다수 출현했습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고 알려진 이 사건은 고생대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으로 현생 다세포 동물문의 대부분이 이 시기에 조상이 등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린 화석은 100년 전 캐나다의 버제스 세일 (Burgess Shale)에서 대거 발견되었는데, 이 기괴한 화석의 주인공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까지 반세기가 걸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화석 중 상당수가 일부만 딱딱한 외피를 지녔거나 아예 부드러운 몸을 지닌 생물체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입니다. 척추동물의 조상도 당시에는 단단한 석회화된 척추 대신 척삭만을 가지고 있었으며 몸의 대부분은 부드러운 조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숫자의 화석이 남은 것은 미스터리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석 기록은 대부분 잘 썩지 않는 단단한 껍질이나 뼈 등이 주로 남기 때문이죠. 그 이유에 대해서 옥스퍼드 대학의 과학자들이 한 가지 해답을 내놓았습니다.
나사에서 지원을 받은 연구에서 연구의 주저자인 로스 앤더슨 (Ross Anderson, lead author and fellow at All Souls College, Oxford)은 화석화되던 당시에 특정 광물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당시 진흙에 흔했던 철 성분의 광물인 berthierine 혹은 Chamosite ((Fe2+,Mg)5Al(AlSi3O10))가 그것으로 이 물질은 생물의 부패를 촉진하는 박테리아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광물이 풍부한 환경이 연조직의 부패를 늦춰 화석화에 도움을 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나사에서 이 연구를 지원했다는 것인데, 나사가 지원한 이유는 다른 행성에 생물체 화석이 존재한다면 어떤 환경에서 잘 보존될 것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어쩌면 화성에 이런 화석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일이죠. 화성에서 이런 광물이 풍부한 퇴적층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연구가 될 것 같습니다.
참고
Ross P. Anderson et al. A mineralogical signature for Burgess Shale–type fossilization, Geology (2018). DOI: 10.1130/G399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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