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150 egg cases were discovered near a black smoker in the deep waters near the Galápagos Islands. The research team collected four egg cases using a remotely operated underwater vehicle for DNA analysis. Credit: Ocean Exploration Trust)
(DNA analysis revealed that the egg cases found near the black smoker belong to the skate species Bathyraja spinosissima, commonly known as deep-sea skates. The researchers believe the fish use the volcanic heat emitted from the hydrothermal vents to accelerate the typically years-long incubation time of the eggs. Credit: Julye Newlin, Ocean Exploration Trust)
열수 분출공(hydrothermal vent)는 대부분 수심 수천미터의 심해 바다에 존재하는 지형으로 다양한 화학물질을 포함한 뜨거운 온천이 올라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구 지각의 지열에 의해 덮혀진 섭씨 수백도의 물이 높은 압력때문에 기화하지 못하고 마치 연기처럼 뿜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화학 물질 때문에 마치 검은 매연 처럼 보여 블랙 스모커라고 불리는 것도 있습니다.
열수 분출공의 존재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주변에 수많은 생명체가 이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열수 분출공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있고 다시 이 미생물을 먹으면서 살아가는 여러 생물체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열기에 이끌려 열수 분출공 주변으로 모여드는 생물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이 갈라파고스 제도 근방의 열수 분출공에서 발견한 것은 정말 뜻밖의 생물체였습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찰스 피셔 교수(Charles Fisher, Professor and Distinguished Senior Scholar of Biology at Penn State )와 그 동료들은 무인 잠수정 (ROV)를 이용해 심해 가오리의 일종인 저자가오리속에 속하는 Bathyraja spinosissima의 알주머니가 열수 분출공 주변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골어강 홍어목 홍어과에 속하는 이 연골 어류는 상당히 큰 주머니에 쌓인 알을 낳는데, 자연계에서 알이 부화하는데 가장 긴 시간이 걸리는 어류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가오리는 이 알을 블랙 스모커에서 수십 m 떨어진 위치에 놓아둔 것으로 보이는데, 수년에 걸리는 부화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영상)
차가운 심해 환경에서는 모든 대사가 느리게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심해 가오리 같은 대형 어종의 경우 알도 매우 큰 편으로 부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만약 더 따뜻한 환경이라면 알의 부화속도도 빨라질 것이고 그 만큼 생존할 기회도 늘어날 것입니다. 아마도 열수 분출공 주변에 알을 낳는 습성은 그렇게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세월 심해 환경에 맞게 적응한 저자가오리는 사실 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한 종입니다. 느린 대사과정으로 자라는 속도도 늦고 한 세대가 매우 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구잡이로 남획할 경우 쉽게 멸종될 수 있어 이들의 생태를 이해하고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참고
Pelayo Salinas-de-León et al, Deep-sea hydrothermal vents as natural egg-case incubators at the Galapagos Rift, Scientific Reports (2018). DOI: 10.1038/s41598-018-200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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