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ardia under the microscope. Credit: Suha Al Naimi and Kevin Tyler)
람블편모충이라고도 불리는 지아르디아(Giardia)는 대중적으로는 친숙하지 않지만, 사실 가장 흔한 소화기계 기생충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수 공통 감염을 일으키며 사람에서는 지아르디아 속 가데서는 지아르디아 람블리아(G. lamblia)가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주로 람블편포충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주 증상은 복통과 설사이며 다행히 우리 나라에서는 그렇게 흔한 기생충 감염은 아닙니다.
기생충이 몸에 침투하면 우리 몸도 여기에 반응해서 면역 반응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기생충 역시 인간의 면역 반응을 낮추거나 회피하는 시스템을 지녀 체내에서 생존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지아르디아 역시 인간과 동물의 면역 시스템을 회피하는 자신만의 비법이 존재합니다.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 (University of East Anglia (UEA))의 연구팀은 이 기생충이 정상적인 치유 기전으로 행세하면서 우리의 면역 시템을 회피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장에 도달한 지아르디아는 두 가지 단백질을 분비해 점막 표면의 점액층 아래로 파고 들어 영양분을 가로챕니다. 리버풀 대학과의 합동 연구를 통해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연구팀은 이 기생충이 정상적인 인체 단백질인 Tenascin 과 유사한 물질을 분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단백질은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에서 세포의 결합과 분리를 조절하는 물질로 지아르디아는 이 물질과 비슷한 물질을 분비해 세포 사이의 장벽을 제거하고 영양분을 더 많이 가로채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이 기전이 지아르디아 감염증이 일부 환자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세포 사이를 떨어뜨려 점막을 파괴시키면 그 틈새로 장내에 풍부한 세균이 침투해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염증이 점막 표면이 아니라 그보다 더 아래까지 전파되면서 매우 심한 복통과 설사, 심한 경우 패혈증까지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물론 감염을 막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기전을 반대로 이용해서 지아르디아가 치명적인 장내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고
Audrey Dubourg et al, Giardia Secretome Highlights Secreted Tenascins as a Key Component of Pathogenesis, GigaScience (2018). DOI: 10.1093/gigascience/giy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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