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2020년 초 첫 생산을 목표로 5nm 팹인 fab 18의 건설에 들어갔다는 소식입니다. 새로운 팹은 앞서 소개드린 EUV를 사용하는 공정으로 3단계로 건설이 진행되며 300mm 웨이퍼를 양산할 것입니다. 대만 남부의 타이난(Tainan)에 건설되는 fab 18은 완성되면 연간 100만장 이상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가팹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건설 비용은 대만돈으로 5천억 타이완 달러 혹은 170.8억 미국 달러입니다. 첨단 미세 공정의 특징상 건설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특징이 있는 것이죠.
fab 18의 페이즈 1 건설은 2018년초에 시작해서 설비를 들여놓는 것은 2019년초라고 합니다. 그리고 만약 가능하다면 2020년초에는 첫 양산이 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미세 공정이 항상 그렇듯이 충분한 수율과 의도한 성능이 나오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 될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습니다. 페이즈 2 건설은 2018년 3분기, 페이즈 3 건설은 2019년 3분기로 예정되어 있으며 완성되면 160,000 m² 면적의 클린룸이 950,000 m² 면적의 팹에 건설될 것입니다.
TSMC는 이미 fab 12, fab 14, fab 15라는 세 개의 기가팹을 지니고 있으며 fab 18을 통해서 네 번째 기가팹을 건설할 것입니다. 물론 삼성이나 인텔 같은 다른 반도체 공룡들도 새로운 팹을 경쟁적으로 건설하고 있어 TSMC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파운드리 사업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진 두고봐야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삼성이 더 다양한 제품 (D램, 낸드 플래시, 파운드리 등)을 생산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삼성 전자의 반도체 투자는 TSMC보다 훨씬 공격적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투자한 금액만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올해도 소폭 액수를 줄일 뿐이지 투자 비용 측면에서는 여전히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TSMC가 대규모 5nm 팹을 건설하고 있어 2020년대 초반에는 이를 이용한 제품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첫 고객은 애플 같은 모바일 AP 업체일 가능성이 크고 그 다음에 엔비디아나 AMD 같은 GPU 제조사들이 다음 고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5nm (라고 해도 사실 5nm 인 회로는 없겠지만) 프로세스에서는 얼마나 많은 트랜지스터가 집적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이미 120-220억개에 달하는 집적도를 달성한 점을 고려하면 이 시기엔 500억개 이상도 가능하지 않을지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하지만 앞으로 회로 선폭이 원자 몇 개 정도로 얇아지면 더 이상 미세 공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이 상태에서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직으로 쌓는 것인데, 메모리와 달리 구조가 복잡한 프로세서의 경우 TSV로 연결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고 항상 그랬듯이 결국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업계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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