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inct mega-herbivore: the American Mammoth. Credit: Senckenberg)
과거 선사시대에는 털매머드나 털 있는 대형 코뿔소를 비롯해서 톤 단위의 체중을 지닌 여러 종류의 거대 초식동물이 번성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대부분 멸종되었고 코끼리, 코뿔소, 하마, 기린 등 일부 대형 초식 포유류가 그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입니다. 그나마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만 살아남은 상태로 유라시아 및 남북미 대륙, 호주 대륙에서는 상당수 자취를 감춘 상태입니다.
과학자들은 이 대량 멸종이 4.5만년에서 1.2만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과거 지구의 다양한 기후 및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러 대륙에서 대형 초식동물은 항상 볼 수 있었지만, 인류의 조상이 지구 전체로 퍼저나간 시기에 하필이면 이들이 모두 사라졌다는 것은 인간에 의한 영향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결과입니다. 다만 진짜 인간 때문인지 아닌지는 상당히 격렬한 논쟁의 대상입니다.
독일 튀빙겐 대학의 젠켄베르크 (Senckenberg) 자연사 박물관의 과학자인 헤르베 보체렌스(Professor Dr. Hervé Bocherens of the Senckenberg Center for Human Evolution and Palaeoenvironment at the University of Tübingen)는 이런 대형 초식동물의 멸종과 지구 환경의 변화를 연구했습니다.
코끼리 같은 거대 초식 동물은 생태계학적 엔지니어로 활약합니다. 이들은 나무를 쓰러뜨려 초지를 만들고 씨앗을 매우 먼 장소까지 이동시켜 새로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토대를 만듭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의 일부를 제외하고 이들이 사라진 후에는 인간이 식생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인간이 농경과 목축을 진행하면서 지구 토지의 상당 부분이 이 목적으로 개간된 것은 물론이고 사실 개간되지 않은 지역도 상당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예를 들어 시베리아와 북미 고위도 지역의 산림지대는 과거에는 거대 초식동물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했지만, 이제는 정적인 공간으로 변했습니다. 나무가 방해 받지 않고 큰 덕분에 더 큰 산림이 형성되긴 했지만, 생물학적 다양성은 줄어든 것입니다.
동시에 눈에 덮힌 공간이 줄어들고 메탄 가스 배출량도 감소하면서 기후를 온난하게 만드는데도 일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구가 어디까지 증가할지는 모르지만, 아직 인류의 숫자는 증가 중이고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거대 초식 동물의 설자리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게 될 것입니다. 이는 한 두 종의 멸종으로 끝나지 않고 지구 생태, 기후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Hervé Bocherens. The Rise of the Anthroposphere since 50,000 Years: An Ecological Replacement of Megaherbivores by Humans in Terrestrial Ecosystems?, Frontiers in Ecology and Evolution (2018). DOI: 10.3389/fevo.2018.00003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