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uttlefish can seemingly vanish from its enemies and prey by altering its color and skin texture to blend into the background(Credit: Raul654/Wikipedia CC 3.0))
갑오징어, 오징어, 문어는 다른 동물에게는 없는 특별한 재주가 있습니다. 바로 몸의 색상과 무늬를 자유자재로 바꾸는 위장 능력이죠. 물론 피부색을 바꾸는 생물은 지상에도 있지만, 이들처럼 정교하게 색상을 바꿀 수 있는 생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더구나 이 변화는 불과 수초만에 일어납니다.
영국의 해양 생물학 연구소와 케임브리지 대학(Marine Biological Laboratory and the University of Cambridge) 연구팀은 미국과 영국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이들의 놀라운 능력이 어디에서 기원하고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거대 신경 (Giant Nerve)이 이 능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갑오징어의 피부 표면에는 색소포 (chromatophore)를 지닌 세포가 있어 색상과 무늬를 바꾸는 데 단순히 가시광 영역의 파장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빛의 편광까지 고려해 색상을 바꾸기 때문에 쉽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갑오징어는 눈으로 들어온 시각 정보를 뇌에서 처리한 후 이를 성상신경절 (stellate ganglion)을 통해 피부로 신호를 전달합니다. 이와 같은 신경 신호 전달은 신경 세포에서 나오는 거대한 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축삭돌기 (Axon)에 의합니다. 축삭 돌기는 세포 자체보다도 더 클 수 있으며 일부 포유류에서는 지름이 20마이크로미터에 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갑오징어의 경우 그 지름이 1mm에 달해 사람 눈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거대 신경을 통해서 전달된 정보는 papillae라는 작은 피부내 기관을 통해서 조절되어 각각의 색소포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신경 전달 물질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기전을 발견했습니다.
이와 같은 거대 신경은 오징어 등 다른 근연 그룹에서도 볼 수 있는 특징이라고 합니다. 이들이 공통 조상에서 위장 능력을 물려 받았는지 아니면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인지 역시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아무튼 이런 거대 신경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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