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zpatrick grew 30 species of plants found in the Greater Toronto Area including familiar plants like goldenrod, milkweed, and asters. Credit: Connor Fitzpatrick)
우리 몸에는 우리 몸의 세포수보다 더 많은 박테리아가 살고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지만, 사실 우리의 몸속은 물론 피부에도 수많은 미생물이 같이 살면서 우리와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점은 식물도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동물의 경우 소화관에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 반면, 식물의 경우 뿌리에 많은 공생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점이 큰 차이입니다. 최근 장내 미생물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진 것처럼 뿌리 미생물군 (root microbiome)에 대한 연구 역시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 미시사가 대학의 코너 피츠패트릭 (Connor Fitzpatrick, University of Toronto Mississauga)과 그의 동료들은 가뭄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뿌리 미생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조사했습니다. 이들이 저널 PNAS에 발표한 연구 내용에 의하면 특정 박테리아의 도움으로 식물이 가뭄 같은 극한 상황을 잘 견딜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토론토 지역의 식물 30종을 비교하기 위해 같은 토양과 흡수 조건에서 재배했습니다. 16주간의 생육기간이 끝난 후 가뭄 조건을 실험한 결과 Actinobacteria 박테리아를 지닌 경우 가뭄에 더 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생 미생물은 뿌리 안과 밖에서 미생물과 상호 작용을 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종종 식물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숙주가 죽으면 미생물도 살아가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공진화입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미생물과 식물의 관계 역시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장내 미생물이 평소에는 얌전하다가도 숙주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병원성 세균으로 변할 수 있는 것처럼 뿌리 미생물과 식물의 상호 작용 역시 생각보다 복잡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다른 사실은 비슷한 그룹의 식물은 뿌리 미생물도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동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놀랍지는 않지만, 미생물과 식물 역시 공진화가 일어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로 보입니다.
식물과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혼자가 아니라 수많은 미생물과 함께 살아갑니다. 이들 중 극히 일부만이 유해하며 사실 많은 미생물이 우리가 사는 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해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입니다.
참고
Connor R. Fitzpatrick et al, Assembly and ecological function of the root microbiome across angiosperm plant specie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8). DOI: 10.1073/pnas.1717617115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