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p of Egypt, showing the archaeological site of Abusir-el Meleq (orange X), and the location of the modern Egyptian samples used in the study (orange circles). Credit: Graphic: Annette Guenzel. Credit: Nature Communications, DOI: 10.1038/NCOMMS15694)
튀빙겐 대학 및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기원전 1400년에서 400년 사이의 이집트 미라 3구에서 유전자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사실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의 DNA도 복원하는 마당에 대단한 성과가 아닌 것처럼 생각될 수 있으나 오히려 이집트 미라에서 유전자를 추출하는 일이 더 어렵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이집트의 높은 기온과 미라 처리과정 자체가 유전자를 대부분 손실시키게 됩니다. DNA처럼 길고 복잡한 분자일수록 높은 온도에서 쉽게 손상되는데다 방부처리 등을 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소실되거나 다른 유전자와 섞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무닙니다. 이 경우보다는 영구 동토층에 보존된 오래된 동물의 화석에서 유전자를 찾아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151구의 미라 중 90개에서 어렵게 유전자의 일부를 확인했으며 이 중 3구에서 완전한 전장 유전체 (Genomic wide dataset)을 추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미라들은 이집트 중부의 아부시르 엘 멜라크(Abusir-el Meleq)에서 발견된 것으로 고대와 현재 이집트인과 유전적 차이를 설명해줄 결정적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고대 이집트인은 고대 레반트(Levant,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등 지역)인과 가장 연관성이 깊었으며 아나톨리아 반도의 신석기인과도 연관성이 있었습니다. 유전자 분석은 1300년 동안 고대 시기에 별로 유전자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즉 당시에는 다양한 인종 간 혼혈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결과가 맞다면 현재 이집트인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유전자는 고대 시대 이후에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략 1500년 사이 유전자 유입이 이뤄진 셈인데, 이는 당시 사하라 이하 지역에서 유입된 노예와 교역로를 타고 온 다른 인종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미 정착이 일어난 농경 사회에서는 장거리 이동이 드물게 일어났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그렇게 멀리까지 벗어날 기회가 적었을 것이고 유전자 교환은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 물론 무역의 발달이나 이민족의 침입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중간에 유전자를 섞었겠지만, 고대 이집트는 상대적으로 폐쇄된 사회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결과입니다.
참고
Ancient Egyptian mummy genomes suggest an increase of Sub-Saharan African ancestry in post-Roman periods, Nature Communications (2017). nature.com/articles/doi:10.1038/ncomms15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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