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조류(algae)보다 두 배나 많은 지방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되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연구가 엑슨모빌(ExxonMobil)과 신세틱 게노믹스(Synthetic Genomics)의 합작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입니다. 엑슨모빌 같은 석유회사가 이런 연구를 한다는 점이 이상하게 생각될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은 것은 이들 역시 화석 연료 시대 이후를 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리튬 배터리를 상용화시키기 위해 대대적으로 연구를 진행한 기업이 엑슨입니다. 오일 쇼크 당시 엑슨의 경영진 역시 석유 고갈 이후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고 전기 자동차가 미래의 성장 동력이라고 생각해 1970년대부터 투자를 했던 것입니다. 물론 생각보다 상용화가 쉽지 않은데다 석유값이 안정되면서 개발이 중단되었지만, 이들의 선구적인 연구는 현재의 리튬 계열 배터리를 가능하게 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아무튼 최근에는 화석 연료가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석유 에너지 기업 역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바이오 연료는 기존의 원유와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어 상당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엑슨모빌이 여기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울 것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조류는 바닷물로도 키울 수 있고 바이오 연료로 흔히 사용되는 옥수수처럼 먹는 곡물을 이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 바이오 연료로 큰 잠재력이 있어 많은 연구가 진행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상용화된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Nannochloropsis gaditana라는 조류에서 녹말 및 단백질의 생산은 줄이고 지방 생산을 늘리면서도 조류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통해 조류의 지방 함량을 20%에서 40%까지 늘려 바이오 매스 연료 생산에 경제성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것입니다.
물론 이를 바이오 연료로 바꾸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가공이 필요하므로 아직도 대규모 상용화를 위한 길은 멀지만, 중요한 혁신을 이뤄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실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류 바이오 연료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옥수수 같은 작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보다는 훨씬 합리적이고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기차라는 대안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내연 기관이 필요한 분야가 있을 것이므로 바이오 연료 개발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Imad Ajjawi et al. Lipid production in Nannochloropsis gaditana is doubled by decreasing expression of a single transcriptional regulator, Nature Biotechnology (2017). DOI: 10.1038/nbt.3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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