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X-ray: NASA/CXC/SAO/R. Montez et al.; Optical: Adam Block/Mt. Lemmon SkyCenter/U. Arizona)
우주에는 밝기가 변하는 변광성이 다수 존재합니다. 동반성에 의해 주기적으로 가려서 밝기가 변하는 경우도 있고 별 자체가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적색 거성의 경우 마지막 단계에서 연소가 불안정해지면서 밝기와 크기가 변할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를 미라형 변광성 (Mira variable)이라고 부르는데 80-1000일 사이의 다양한 주기의 밝기 변화를 보입니다.
지구에서 710광년 떨어진 변광성인 물병자리 변광성 R (R Aquarii) 역시 이런 변광성 가운데 하나인데, 단순한 변광성이 아니라 주변에 두 개의 고리를 지닌 독특한 적색 거성입니다. 이 변광성이 이런 특이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과거의 신성(nova) 폭발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자세한 구조를 알기 위해 국제 과학자팀은 나사의 찬드라 X선 위성과 다른 망원경을 이용해서 이 별을 관측했습니다.
이 물병자리 변광성은 사실 하나의 별이 아니라 적색 거성과 백색 왜성으로 이뤄진 쌍성계입니다. 적색 거성은 표면온도가 3000K 정도지만 매우 커진 상태이고 백색왜성은 표면온도가 아직 2만K로 매우 뜨겁지만, 크기는 작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 두 별의 거리가 매우 가깝고 백색 왜성의 표면 중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적색 거성의 가스가 백색 왜성으로 흡수되게 됩니다.
이렇게 흡수된 수소는 적당한 압력과 온도까지 농축된 후 다시 표면에서 핵융합 반응을 통해 폭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갑자기 밝기가 밝아지면서 밤하늘에 보이지 않던 별이 보이게 됩니다. 이를 신성(nova)라고 하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물병자리 변광성이 1073년과 1770년대에 두 번에 걸쳐 신성 폭발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1073년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이유가 고려에서 기록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당시 고려사에 "동벽(東璧)의 남쪽(물병자리)에서 객성(客星:새로운 별)이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위치와 시기를 고려하면 물병자리 변광성 R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의 신성 폭발은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두 개의 이중 고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연구를 보면 이 백색왜성은 2470년쯤 다시 신성 폭발을 일으킬 것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1073년과 1770년대 있었던 폭발의 결과물인 고리에 속도와 변화를 계산했습니다. 2000년대 이뤄진 여러 차례의 관측 결과를 종합하면 두 고리는 각각 시속 140만/190만 마일이라는 엄청난 속도로 팽창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는 여기에 고리 하나가 더 추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쌍썽계는 신성이 발생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주기적인 신성 폭발이라는 독특한 현상을 직접 관측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경우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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