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lestegophis jenkinsi was a tiny subterranean carnivore and is an ancient relative of frogs and salamanders. Credit: Jorge Gonzalez)
사지 동물 가운데는 뱀처럼 다리가 없이 긴 몸통만 진화한 무리들이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다리가 없으니 비효율적인 구조 같지만, 사실 매우 좁은 틈도 통과할 수 있고 나무를 타거나 장애물을 통과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더 나아가 사실 속도도 생각보다 느리지 않으며 물뱀처럼 헤엄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따라서 뱀목 이외에 다른 파충류나 양서류에서도 뱀처럼 다리가 사라진 경우가 있습니다.
현생 양서류 가운데 무족영원류(caecilian)가 바로 뱀처럼 다리가 없이 긴 몸통만 가진 무리로 우리 나라에서는 보기 어렵고 보통 사람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서식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생물입니다. 하지만 양서류 진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습니다.
이 무족영원류의 조상은 백악기에 등장한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최근 아담 후튼로커(Adam Huttenlocker, an assistant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Integrative Anatomical Sciences at the Keck School of Medicine of USC)를 비롯한 고생물학자들은 본래 예상보다 두 배는 더 오래된 시기인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무족영원류의 근연종을 발견했습니다.
킨레스테고피스 젠킨시 Chinlestegophis jenkinsi라고 명명된 이 화석은 아직 팔 다리를 가진 도룡뇽 같은 생물체로 크기는 30-150cm 사이라고 합니다. 이 킨레스테고피스의 화석은 2억년 이상된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그 구조가 백악기에 멸종된 그룹의 양서류로 생각되던 스테레오스폰딜스(Stereospondyls)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스테로오스폰딜스는 거대한 것은 4-5m까지 자랐던 양서류의 일종으로 후손없이 멸종되었다고 생각되었으나 이번 연구는 현생 양서류 그룹과 연결고리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번 연구를 통해서 현생 양서류의 공통 조상이 등장한 3억 1,500만년 이후 양서류 진화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킨테스테고피스 젠킨시는 위의 복원도처럼 땅에 굴을 파고 지하수가 나오는 장소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살았던 무족영원류의 조상은 결국 다리가 퇴화되고 뱀과 비슷한 모양으로 진화했을 것입니다. 현재 남은 무족영원류는 200종 이하로 우리에게 친숙한 그룹은 아니지만, 양서류에서 뱀과 비슷한 형태 변화를 볼 수 있는 독특한 생물체입니다.
참고
Jason D. Pardo el al., "Stem caecilian from the Triassic of Colorado sheds light on the origins of Lissamphibia," PNAS (2017). www.pnas.org/cgi/doi/10.1073/pnas.1706752114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