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process converts sugar to plastic using carbon dioxide gas. Credit: Georgina Gregory)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편리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언젠가는 고갈될 자원인 석유를 이용해서 제조되며 썩지 않는 쓰레기를 만든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금속과 달리 쉽게 재활용이 어렵다는 것과 쉽게 썩지 않는 쓰레기로 토양과 바다를 오염시킨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물학적으로 분해되는 플라스틱도 나왔지만, 아직은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스 대학의 지속 가능한 화학 기술 연구 센터 (CSCT, Center for Sustainable Chemical Technologies)의 연구팀은 설탕과 이산화탄소가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이 당(sugar)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제조한 폴리머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와 유사한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가볍고 단단하며 투명하게 제조할 수 있어 플라스틱 병에서 휴대폰, DVD 등 여러 가지 제품에 사용됩니다.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포스겐(phosgene) 같은 독성 물질을 사용할 뿐 아니라 BPA 같은 환경 호르몬을 방출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썩지 않는 쓰레기를 만들고 재활용도 극히 어렵습니다.
연구팀이 만든 대체품은 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제조 과정에서 안전한 이산화탄소와 당성분을 원료로 사용해서 가스 누출 등의 우려가 없고 잠재적 환경 피해 가능성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토양 박테리아에 의해 다시 이산화탄소와 당 성분으로 돌아갈 수 있어 환경 오염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폴리머는 DNA의 구성 물질인 티미딘(thymidine, 티민과 디옥시리보오스가 결합한 것)과 유사한 성분으로 앞으로 생체 공학이나 의공학 등에서 응용 역시 기대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용화 가능성입니다. 신물질이나 신공정 가운데 실제 상업화 되는 것은 극히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이 공정이 매우 흔하고 가격이 저렴한 원료인 설탕과 이산화탄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공정만 저렴하다면 생산 단가가 매우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처리 비용도 저렴해진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플라스틱은 생산 단가는 저렴해도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과 처리 과정 (예를 들어 매립)을 고려하면 전체 비용은 결코 저렴하지 않은 단점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폴리머는 적절한 효소를 이용해서 다시 단순한 설탕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금속 소재처럼 쉽게 재활용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전체 과정이 대량 생산에 적합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면 기존의 석유 화학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상당한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앞서 설명했듯이 상용화 가능성은 더 검증이 필요합니다.
탈 화석 연료의 시대가 다가온다고 하지만, 사실 화석 연료는 연료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화석 연료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 부분의 대체품도 필요합니다. 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화학 물질과 공정을 개발하는 것은 지금 화학이 지닌 큰 사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
Georgina L. Gregory et al. Polymers from sugars and CO: ring-opening polymerisation and copolymerisation of cyclic carbonates derived from 2-deoxy—ribose, Polym. Chem. (2017). DOI: 10.1039/C7PY00236J
Georgina L. Gregory et al. CO-Driven stereochemical inversion of sugars to create thymidine-based polycarbonates by ring-opening polymerisation, Polym. Chem. (2017). DOI: 10.1039/C7PY00118E
Georgina L. Gregory et al. Polymers from Sugars and CO: Synthesis and Polymerization of a-Mannose-Based Cyclic Carbonate, Macromolecules (2016). DOI: 10.1021/acs.macromol.6b01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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