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scientists examined the genes of the starlet sea anemone (Nematostella vectensis) pictured here. Sea anemones are related to corals and jellyfish, and are composed of an outer skin armed with stinging cells (cnidocytes) and a tube shaped gut, with nothing in the middle. Credit: Eric Röttinger)
인간 같은 고등한 포유류의 신체 조직은 큰 손상을 입으면 완전히 재생되지 않고 섬유 조직으로 대체되거나 혹은 아예 사라진 채로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심근 경색으로 심장 근육의 일부가 큰 손상을 받으면 완전히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심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죠. 만약 손상된 근육을 완전히 재생할 수 있다면 이런 환자를 포함해서 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아무리 몸이 잘려도 멀쩡하게 재생되는 생물을 연구해서 왜 인간이나 포유류의 신체가 쉽게 재생되지 않는지를 연구해왔습니다. 최근 플로리다 대학의 마크 마틴데일(Mark Martindale)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스타렛 말미잘 (starlet sea anemone (Nematostella vectensis))의 근육세포와 유전자를 연구해서 그 단서를 얻었습니다.
말미잘은 매우 하등한 동물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이 가지지 못한 재주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들의 세포는 어떤 형태의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어서 말미잘을 잘라도 다시 재생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반면 인간의 경우 장 세포가 심장근육 세포로 변한다든가 하는 일은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사실 인간의 세포 역시 말미잘처럼 여러 세포로 분화하는데 필요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억제해서 평생 한 종류의 세포로 있게 만드는 제어 (lockdown)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물론 그것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는 가설이지만, 말미잘과의 비교를 통해서 어떻게 이런 시스템을 가지게 되었고 구체적으로 어떤 기전으로 조절이 가능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말미잘 같은 자포동물(cnidarian)은 이배엽성 동물로 척추동물처럼 중배엽이 없고 소화세포가 수축까지 담당하는 다양한 능력을 지닌 세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자를 조절하는 신호(beta-catenin/Tcf signaling and BMP2/4 signaling)가 어떻게 세포 발현에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해 제어의 기전을 밝히는 한편 중배엽의 기능을 담당하는 내배엽 (bifunctional endomesoderm (gastrodermis))이 중배엽과 내배엽으로 어떻게 진화되어 삼배엽성 생물체가 되었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었습니다.
물론 이 연구를 통해서 인간의 심장 근육 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세포를 원하는 데로 재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막는 기전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다양한 세포를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는 줄기 세포 연구와도 연관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할 부분은 왜 그러면 인간 같은 고등한 생물에서는 세포의 운명이 평생 정해져있는가 입니다. 아마도 이것은 고도로 분화된 기능을 가진 세포가 정확히 작동할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말미잘 같은 단순한 생물과는 달리 포유류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을 가진 세포들이 있고 이들이 정확히 자신의 장소에서 자신의 일을 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심장 세포가 간세포로 분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아마도 이것이 다양한 분화를 막는 기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Naveen Wijesena el al., "Antagonistic BMP–cWNT signaling in the cnidarian Nematostella vectensis reveals insight into the evolution of mesoderm," PNAS (2017). www.pnas.org/cgi/doi/10.1073/pnas.1701607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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