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534 - 나사의 첫 소행성 궤도변경 임무는 2021년 발사 예정




(ARM 로봇 탐사선. 출처: 나사) 


 나사가 계획 중인 소행성 궤도 변경 임무 (ARM, Asteroid Redirection Mission)의 첫 번째 실행일자가 2021년 12월로 정해졌습니다. 물론 시간이 아직 많이 남은 만큼 변경의 여지는 있기는 하지만 첫 번째 무인 탐사 임무가 일단 5년 후에는 실제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전에 전해드린 것처럼 유인 임무는 다소 연기되어 2026년에나 인류가 소행성에 직접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나사로써도 인류를 달 궤도 너머로 보내는 일은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겠죠. 




 ARM 계획은 작은 소행성을 직접 포획하거나 혹은 이보다 큰 소행성 표면에서 큰 덩어리나 바위를 포획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은 소행성이라도 전체를 포획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판단해서 결국 임무는 전체가 아닌 부분 포획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나사의 목표는 적어도 수 톤 정도의 큰 바위를 포획한 후 이를 탐사하는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 우주 자원 채취는 물론 소행성의 중요한 성질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번 임무에서 목표로 하는 소행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소행성 2008 EV5 를 레퍼런스로 삼아 비슷한 목표를 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탐사 목표가 되는 작은 지구 근접 소행성들은 갑자기 발견되기도 하는데다 과학적으로 가장 가치가 높은 목표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바로 결정하지 않고 몇 년의 시간을 두고 결정한다는 복안입니다. 


(In the Robotics Operation Center a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in Greenbelt, Maryland, an engineering development unit of the robotic capture system is tested at full scale.
Credits: NASA)

(In the Spacecraft Structures Lab at NASA’s Langley Research Center, Asteroid Redirect Mission robotic contact and restraint system is prototyped and tested.
Credits: NASA)



(동영상) 


 탐사의 목표가 되는 소행성은 C 형 (carbonaceous) 소행성으로 탄소, 유기물, 물 등이 풍부한 소행성입니다. 여기에는 태양계 초기의 환경과 지구 생명체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 물질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번 탐사는 지구 근접 소행성을 상세히 분석할 수 있는 기회로 만약에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이 있다면 이를 사전에 저지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ARM 로봇 임무에서는 전에 언급한 것처럼 중력 견인(gravity tractor) 컨셉을 테스트할 예정입니다. 일단 소행성 표면에서 물질을 일부 들어내므로써 미세하게 궤도를 바꾸고 더 나아가 중력으로 소행성의 궤도를 일부 수정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위험한 소행성의 궤도를 수정하고 특정 소행성을 원하는 궤도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미래 우주 광산업의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Before beginning its trip to lunar orbit, the ARM spacecraft will demonstrate a widely supported asteroid deflection technique called a gravity tractor. The spacecraft plus the mass of the captured boulder will create a small gravitational attraction to alter the orbit of the large asteroid.
Credits: NASA)


 ARM 임무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강력한 태양 전지 - 이온 로켓의 테스트입니다. 과거 던 탐사선처럼 태양 전지로 작동하는 이온 로켓이 실제 우주 탐사에 사용된 적은 있지만, ARM 임무에서는 훨씬 강력하고 정교한 이온 로켓이 테스트됩니다. 이는 미래 화성 유인 탐사까지 염두에 둔 엔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기술적인 시도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나사는 여러 부분에서 개발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적 시도가 많은 만큼 사실 2021년이라는 시간도 많이 남았다고 보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연기되지 않으려면 지금 꾸준한 개발이 필요합니다. 


 ARM 임무의 비용은 우주선 자체만 12.5억 달러에서 14억 달러 수준입니다. 발사는 현재 개발 중인 SLS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 실제 전체 비용은 이보다 훨씬 클 것입니다. 강력한 이온 엔진, 중력 견인이나 소행성 물질 대량 채취 등 새로운 기술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성공한다면 나사와 미국의 과학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쾌거가 될 것 같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