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Universiteit van Amsterdam (UVA))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는 식물에게는 일반적으로 좋은 변화입니다. 광합성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반드시 생태계와 인간에게 유리한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암스테르담의 미생물학자들이 저널 PNAS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독성 조류의 하나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적응해 더 번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호수와 강에 존재하는 시아노박테리아(Cynobacteria)의 일종으로 크게 증식하면 사진에서처럼 녹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이런 녹조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풍경입니다. 그런데 마이크로시스티스의 문제점은 녹색으로 보인다는 게 아니라 독소를 뿜어낸다는 사실입니다. 이 미생물은 신경독과 간독성을 지닌 물질을 분비해 어류 등을 죽게 만드는 것은 물론 이 물을 먹은 동물까지 죽게 만듭니다.
연구팀은 실제 호수에서와 실험실에서 다양한 이산화탄소 농도에서 이 미생물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했습니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은 상황에서도 잘 적응된 균주가 있지만, 반대로 높은 농도에 적응된 균주들도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는 식물은 물론 마이크로시스티스에도 매우 좋은 환경입니다. 이 균주들은 이런 환경에 이미 적응해 더 빠르게 증식하고 있었습니다.
이 연구가 흥미로운 이유는 우리 역시 녹조로 인해서 고통받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날씨 (일조량이 많고 강수량이 적은 경우)나 혹은 댐이나 수중 보에 의한 강물 흐름 정체, 영양 염류의 유입 등을 주된 원인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 이외에도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조류가 광합성을 하려면 반드시 이산화탄소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난 산업 혁명 이전에는 280ppm이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이제는 400ppm을 넘었습니다.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는 당연히 담수에 서식하는 독성 조류의 성장과 증식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이야기는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단순히 온실 효과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생태계에 매우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참고
Giovanni Sandrini et al. Rapid adaptation of harmful cyanobacteria to rising CO,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6). DOI: 10.1073/pnas.160243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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