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artist’s concept of a trans-Neptunian object(TNOs). The distant sun is reduced to a bright star at a distance of over 3 billion miles. Credit: NASA)
2011년, 천문학자들은 매우 괴상한 궤도를 돌고 있는 TNOs (해왕성 궤도 밖의 천체)를 발견했습니다. 2011 KT19는 대략 지름 200km 정도 되는 불규칙한 형태의 소행성으로 근일점은 23.8 AU, 원일점은 47.4 AU 정도 되는 천체입니다. 하지만 이 천체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바로 궤도에 있습니다. 궤도면이 태양과 다른 태양계 천체의 공전궤도와 110도 기울어져 있는데다 역행성 궤도 (retrograde orbit)을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역주행 천체인 셈이죠.
과학자들은 이런 독특한 궤도 때문에 이 천체에 중국어로 반역을 뜻하는 니쿠(Niku)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니쿠와 비슷한 궤도 평면을 도는 다른 천체도 몇 개 있지만, 이렇게 역행성 궤도를 도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이런 독특한 역행성 궤도를 설명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가상의 9번째 행성을 비롯한 다양한 행성의 중력 간섭을 테스트해봤지만, 모두 이를 설명하는데 실패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토성에도 역행성 위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주변을 지나가던 소행성을 포획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니쿠 역시 어쩌면 태양계 외부에서 기원한 천체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생각되기에는 너무 안쪽 궤도를 도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의 9번째 행성의 가상 궤도와 6개의 가장 먼 천체의 궤도. Animated diagram showing the spacing of the Solar Systems planet’s, the unusually closely spaced orbits of six of the most distant KBOs, and the possible “Planet 9”. Credit: Caltech/nagualdesign)
충돌에 의한 궤도 변경, 중력을 행사하는 다른 천체의 존재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해도 니쿠가 어떻게 현재와 같은 궤도를 유지하는지는 미스터리입니다. 사실 현재와 같은 궤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역시 확실치 않습니다.
니쿠의 존재나 최근 상세한 탐사가 이뤄진 명왕성의 사례는 태양계 외곽이 단순한 얼음 천체들이 공전하는 절대 영도에 가까운 황량한 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독특한 천체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언젠가 인류는 니쿠 같은 외딴 천체에도 탐사선을 보내 그 비밀을 밝혀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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