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대에 등장한 가장 원시적인 동물. Earliest animals evolved in the mid to late Proterozoic Eon and lie deep in the fossil record. Credit: Douglas Erwin /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지구의 역사에서 복잡한 생물체의 등장은 산소 농도와 관련이 깊다는 것이 가장 그럴 듯한 설명입니다. 지구 대기 중 산소 농도가 올라가면서 이를 이용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추출할 수 있는 생물체가 등장했는데, 이렇게 더 많은 에너지는 단순한 박테리아보다 더 복잡한 진핵 생물은 물론 진핵 생물들이 모인 다세포 생물의 탄생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바다에서 산소 농도는 어떻했을까요?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의 등장으로 대기 중 산소 농도가 꽤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생물체가 살았던 바다의 산소 농도는 대기 중 산소 농도와는 좀 달랐을 것입니다. 지금도 바다의 산소 농도는 수온, 수압, 깊이 등에 따라서 모두 다릅니다. 기존의 이론들은 이 문제를 간과해 왔습니다.
조지아 공대의 크리스 라인하드(Chris Reinhard)와 그의 동료들은 나사의 지원을 받아 이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한 새로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바다의 다양한 깊이와 위치에서 서로 다른 산소 농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수온이 차가운 극지방의 바다에는 더 많은 산소가 녹고, 깊은 심해에는 산소 농도가 부족합니다. 대기 중 산소 농도가 0.5~10% 수준에 불과했던 6-18억년전의 지구에서 바다의 산소 농도는 지역에 따라 지금보다도 더 큰 편차를 보였습니다.
복잡한 다세포 동물의 등장은 바다의 일부 지역에서 산소 농도가 충분히 올라가고 난 이후 등장했다고 보여집니다. 그 시기는 6-7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사에서 이런 연구를 지원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구와 같은 바다가 많은 기후가 안정된 행성에서 산소 농도가 얼마나되야 복잡한 다세포 생물이 출현할까요? 아직 여기에 대한 결정적인 답은 얻어내지 못했지만, 이 연구는 여기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합니다.
(Georgia Tech's oceanic oxygen distribution model could offer insight into the possibility of complex life on exoplanets. Research is funded in part by NASA Astrobiology Institute. Credit: NASA/Ames/JPL-Caltech)
현재는 지구형 외계 행성의 대기 정보는 얻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차세대 망원경들이 하나씩 등장하면 미래에는 외계 행성의 대기 조성과 바다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낼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입니다. 지구에서의 기초 연구는 대기 중 산소가 얼마 이상이면 복잡한 생물체가 등장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입니다.
동시에 이 연구는 최초의 지구 다세포 생물이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는지에 대한 단서도 같이 제공할 것입니다. 앞으로 연구를 통해 지구 생물체의 진화는 물론 외계 생명체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찾는 날이 오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Earth's oxygen cycle and the evolution of animal lif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www.pnas.org/cgi/doi/10.1073/pnas.152154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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