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의 위성은 유로파는 얼음 지각 안에 거대한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성입니다. 물론 직접 얼음 지각을 뚫고 들어가 액체 상태의 물을 확인한 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 간접적인 증거들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바다의 존재를 확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과학자라면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내는 것은 물론 혹이 있을 지도 모르는 유기물과 생명체의 존재를 찾아야 하겠죠.
나사와 유럽 우주국 모두 유로파를 다음 태양계 탐사의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나사는 2025년 정도에 탐사선을 발사하는 것을 구체적인 미래 목표로 설정하고 필요한 예산을 이미 확보한 상태입니다. 2014년에 백악관은 이미 유로파 탐사 미션의 예산을 1억 달러까지 증액했습니다.
이에 더해서 나사의 최고 재무 책임자인 데이비드 라드자노프스키(NASA chief financial officer David Radzanowski )는 올해 10월 1일 부터 시작되는 2016년 회계 년도에 유로파 미션에 필요한 초기 연구를 위한 예산 3000만 달러를 반영해주기를 요청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 미션으로 알려진 이 계획은 훨씬 많은 비용이 다른 계획들을 물리치고 현재 유력한 유로파 탐사 미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경쟁적인 계획이었던 JIMO (Jupiter Icy Moons Orbiter. http://jjy0501.blogspot.kr/2012/08/110.html 참조 )의 경우 160억 달러라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와서 이미 취소된 상태이며, 유로파에 착륙선을 내려보내는 랜더 미션과 목성 - 유로파 오비터 미션(Jupiter Europa Orbiter) 역시 43억 달러라는 부담스런 비용을 요구해 취소된 상태입니다.
'지금 제군들이 들고 있는 무기는 가장 낮은 낙찰가를 써낸 군납업자가 납품한 것이다'라는 오랜 미군 속담처럼 결국 주요 계획중에서 가장 낮은 비용을 제시한 유로파 오비터 미션이 최종적으로 선정된 셈인데, 낮은 가격이라고 해도 무려 20억 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이 필요한 큰 사업입니다. 일단 목성 밖으로 나가는 외행성 탐사선은 대형 로켓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비용도 많이 들고 가는데 까지 시간이 많이 드는게 보통입니다.
아무튼 나사의 유로파 임무는 클리퍼(Clipper)라는 명칭을 얻었는데, 이는 19세기에 널리 사용된 쾌속 범선을 의하는 단어로 우리가 범선하면 상상하는 여러개의 돛을 단 큰 범선을 말하는 것입니다. 유로파까지 쾌속으로 전진하는 우주선의 모습을 상상하면 범선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네요.
(유로파 클리퍼의 임무. The concept for the operation of the science instruments on-board Europa Clipper during a Europa flyby. (Courtesy NASA/JPL-Caltech))
(유로파 클리퍼의 공전 궤도. 유로파의 모든 지역을 가능한 빠짐없이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The concept to achieve "global-regional coverage" of Europa during successive flybys. (Courtesy NASA/JPL-Caltech))
(유로파 클리퍼의 모델. 아직 완전히 개발이 끝난 우주선이 아니라 아직 컨셉임. 이 모형에서 중앙부의 높이는 5.5 미터에 달할 만큰 대형 탐사선. A model of the Europa Clipper mission concept displayed at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Calif., on Feb. 2, 2015. The spacecraft's 'vault' is shown in red.
IAN O'NEILL/DISCOVERY NEWS)
유로파 클리퍼는 다수의 관측 장비를 가지고 유로파 주위를 32회에서 48회 정도 공전하면서 여러 정보를 수집할 예정입니다. 과거 갈릴레오와 보이저 우주선보다 훨씬 고성능의 장비를 가지고 유로파에 매우 근접하는 만큼 유로파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유로파의 얼음 지각의 정확한 구성은 물론 중력 분포, 열 분포 자료를 통해서 아주 구체적으로 내부의 바다의 존재 및 크기를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유로파 클리퍼는 매우 구체적인 바다의 증거 - 즉 유로파의 얼음 지각을 뚫고 솟아오르는 간헐천과 깨진 얼음 지각 사이의 물 - 을 발견할 지도 모릅니다. 이전에도 수증기가 분출하는 것 같은 증거가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 http://jjy0501.blogspot.kr/2013/12/europa-water-vapor.html 참조) 유로파 클리퍼는 이를 실제로 근접 관측해서 매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로파 클리퍼의 발사 예상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인 2020년대 중반입니다. 유로파에 도달하는 것은 Atlas V 로켓을 사용하는 경우 6.4년이며 현재 개발 중인 SLS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1.9년 정도입니다. 임무 기간은 최대 3.5년으로 잡고 있지만 그 이상도 가능할 것입니다.
유로파 클리퍼의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는 앞으로 미래에 있을 유로파 착륙 임무를 위해서 적당한 위치를 선정하는 것도 있습니다. 지구 이외의 바다에 최초로 뛰어들게 되는 것은 언제가 될지 장담하기 어렵지만 어쩌면 수십년 후 다음 세대에는 현실이 될지도 모릅니다. 다만 유로파 클리퍼가 순조롭게 발사되려면 예산이 허락해야 하겠죠. 가능한 순조롭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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